허바드 前대사, ‘전작권 이양’ 긍정 평가

토머스 허바드 전 주한 미국 대사가 “미국의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이양은 그동안 한국의 성장과 양국 간 군사협력 발전에 따른 변화”라고 긍정적으로 분석했다.

허바드 전 대사는 지난 7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 강연회에서 ‘전작권 이양 교섭과 관련해 한국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11일 소개했다.

그는 북핵 문제와 관련한 한.미 양국의 공조에 대해 “양국은 평화적인 방법으로 한반도에서 핵 위협을 제거해야 한다는 근본 원칙에 합의하고 있으며, 어려움 속에서도 6자회담의 틀 속에서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한미 양국관계는 최근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는 점에 동의한다”며 “특히 북한의 국제사회에 대한 위협은 양국 관계에서 가장 어려운 이슈로써, 이를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 이견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평화로운 다자간 협상을 통해 한반도에 핵이 없도록 한다는 양국의 기본적 목표에는 변화가 없으며 인내심을 갖고 이를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허바드 전 대사는 한.미 관계의 변화 이유에 대해 “9.11사태 이후 미국의 관심이 중동에 더욱 집중되고 있고, 한국에서도 새로운 세대가 집권하며 정치 구도와 대미 외교에 변화가 생겼다”고 진단했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가 더 이상 한국의 적이 아니고, 한국이 세계 11위 수준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며 한국 내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감소한 것도 이유”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미 양국의 대북 시각차에 대해 “미국은 북한을 테러리스트에게 대량살상무기를 제공할 수 있는 위협으로 간주하고 이를 막기 위한 압박을 가하고 있으나 한국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북한의 위협에 대한 인식이 줄어들고 있고, 한국정부도 대치보다는 대화와 협력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통일에 기여할 수 있다는 포용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문제 해결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대화”라며 “북한이 전 세계의 관심을 집중시키기 위해 핵개발을 계속할 것은 자명한 사실이고 미국 내에서도 북한의 핵 포기에 대해 비관적인 견해가 있지만, 대화를 통해 북한이 국제사회의 노력을 받아들이고 6자회담에 동참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허바드 전 대사는 “6자 회담은 현재 난항을 겪고 있지만, 부시 대통령이 대화를 통한 해결 의지를 강력하게 천명한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라며 “조속히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고, 이를 위해 중국과 남한도 6자회담의 틀 속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협력할 때”라고 강조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