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착오로 남북 형·아우 화상상봉 물거품

“6.25 때 죽은 줄 알았던 동생을 화상으로나마 만날 수 있다는 소식에 밤잠을 설치며 준비했는데 행정착오라니..믿을 수 없어”.

28일 대한적십자사 부산지사에서 북한에 있는 동생 재만(77)씨를 화상상봉키로 예정됐던 김봉조(83.경남 진주시 초장동)씨는 그야말로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상봉예정 사흘 전인 25일 대한적십자사로부터 동생이 다른 사람의 가족이며 동명이인으로 판명돼 화상상봉이 취소됐다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죽기 전에 동생을 꼭 한번 보고 싶었는데 결국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며 “지난 며칠 간 동생을 만난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아무 일도 하지 못했다”고 허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부인 유향임(77)씨는 “대한적십자사에서 어머니와 아버지 성함까지 확인해 틀림없는 시동생이라 생각했으며 마지막으로 얼굴이라도 보는 줄 알았다”며 “적십자사 관계자는 죄송하다고 했지만 50년 이상 가족을 그리워하는 이산가족의 마음을 감안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섭섭함을 나타냈다.

김씨 부부는 “꼭 동생의 생사를 확인해 앞으로 계속될 이산가족 상봉에 대상자로 선정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부탁했다.

김씨의 동생 재만씨는 6.25 당시 진주지역을 점령한 북한군에 끌려갔으며 김씨 부부는 영혼결혼식을 올린 뒤 지금까지 제사를 지내 왔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서류로 이산가족을 확인하다 보니 착오가 생긴 것 같다”며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야 봐야 알겠지만 해당 이산가족에게 죄송하며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