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 9년 1조7천859억 지원…北, ‘核공포’로 대답

노무현 정부의 대북지원 규모가 김대중 정부와 비교해 2배 이상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지난해 7월 미사일 발사와 10월 핵실험으로 응대해 결국 ‘퍼주기’가 우려가 아닌 사실로 확인됐다.

수출입은행이 27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속 안택수 의원에게 제출한 ‘남북협력기금운용현황’에 따르면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정부기금을 통한 무상 대북지원 규모는 1조2천400억원으로 국민의 정부 5년간의 5천459억원에 비해 2.27배로 증가했다.

유상지원까지 포함하면 현 정부의 대북지원금은 2조3천925억원 규모로 김대중 정부 5년간 1조8천567억원보다 28% 증가한 수치다. 수출입은행은 올해도 8천704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수출입은행은 통일부로부터 남북협력기금 운용을 수탁받아 자금의 집행과 사후관리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

김대중 정권 보다 더욱 과감하게 퍼주고 있는 노무현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은 ‘햇볕정책’이란 직접적 표현은 쓰지 않고 있지만 기본적인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햇볕정책은 ‘남북간의 긴장관계를 완화하고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유도하기 위해 김대중 정부가 추진한 대북정책’을 뜻한다.

‘햇볕정책’이란 말은 1998년 4월 3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영국을 방문, 런던대학교에서 행한 연설에서 처음 사용했고 그때부터 정착된 용어다. 이솝우화를 인용한 이 용어는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기 위해서는 강한 바람(강경정책)이 아니라, 따뜻한 햇볕(유화정책)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그렇다면 ‘햇볕’의 수혜자인 북한은 그동안 외투를 벗었는가? 외투를 벗기는 커녕 오히려 겹겹히 껴입었다는 게 전문가들 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실례로 노무현 정부가 지난 4년간 전(前) 정부에 비해 2배 이상이나 북한에 쏟아 부었음에도 불구하고 돌아온 것은 국민들의 ‘핵(核)공포’ 뿐이다.

정부는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등을 거론하며 변화된 남북관계를 설명하지만 김대중-노무현 정권이 지난 9년 간 국민의 혈세를 쏟아 부은 결과 치고는 너무나 초라한 성적이 아닐 수 없다. 북한의 개혁·개방은 둘째치고 남북관계는 얼마나 성숙·발전했는지를 따져봐도 그렇게 자랑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이 틈만 나면 ‘남북관계의 정례화와 제도화’를 주장하지만 우리의 희망사항일 뿐 북한은 걸핏하면 남북관계를 경색시키기 일쑤다. 북한 미사일 발사 직후 열린 제19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도 우리측이 이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쌀과 비료 지원을 유보하자 남북관계는 급속하게 얼어붙었다. 지난 제21차 남북회담도 같은 길을 걸었다.

이처럼 햇볕정책 원조인 김대중 정부 보다 더 많이 북한에 퍼주고 있지만 남북관계는 모래 위에 쌓은 성처럼 부실하기 그지없다. 북한은 예나 지금이나 자신들의 이익에 맞을 때는 대화에 나서지만 조금이라도 신경에 거슬리면 금세 돌아서 ‘묵묵부답’으로 일관한다.

뿐만 아니라 북한은 빨아 먹기 좋은 남한의 햇볕정권을 연장하기 위해 남한내 친북좌파 세력을 향해 ‘반보수대연합’ 결성을 선동하며 대선 개입도 마다하지 않는다. 평양에서 열렸던 6.15 공동행사에서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귀빈석(주석단) 착석을 저지하며 ‘남남갈등’을 부추겼다.

이는 김대중-노무현 정권이 지난 9년 동안 뜨거운 뙤약볕을 내리쬐듯 1조7천859억원(무상지원)이라는 국민의 혈세를 쏟아 부었지만 ‘모래성’처럼 부실한 남북관계를 쌓는데 그쳤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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