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 ‘우상’ 넘어 실사구시 대북정책 펼쳐야

15일은 지난 2000년 첫 남북정상회담에서 6.15선언을 채택한 지 7년째 되는 날이다. 그동안 이날을 기념하는 남북공동행사가 해마다 열렸다. 올해는 평양에서 개최된다. 최근 국회의원 161명은 6.15를 국가기념일로 지정하자는 결의안에 서명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남남갈등만을 심화시킨 6.15선언을 폐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총 5개 항목으로 구성된 6.15선언 중 논란은 “남과 북은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에 공통성이 있음을 확인하고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하기로 합의하였다”는 제2항을 놓고 벌어져왔다. 이에 대해 임동원 前 통일부장관은 남북의 소모적 통일방안 논쟁에 마침표를 찍었다고 평가한 반면 이동복 前 국회의원은 위헌이라고 비판한다.

지난 7.4남북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등 그동안 남북간에 채택된 문서들은 구속력도 없을 뿐 아니라 제대로 이행된 적도 없다. 6.15선언도 그 내용에 직접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가장 핵심적인 약속이었던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이 식언으로 끝나버렸기 때문에 6.15선언의 내용 자체를 가지고 논란하는 것은 큰 의미를 갖기는 어려울 것이다.

6.15선언의 문제의 2항 또한 북한과 친북세력들에게 남한정부가 연방제 통일방안에 동조했다는 식의 선전거리를 제공했다는 비판은 가능하지만, 찬반을 떠나 아무런 구속력도 없는 내용을 과장되게 취급하는 것은 탁상공론에 빠질 수 있다.

특히 극심한 체제불안에 빠져있는 북한정권이 정치적 불안을 심화시킬 수 있는 연방제통일을 실제로 추진할 의사가 있는지 매우 의심스럽기 때문에 연방제 통일에 대한 환상이나 경계론 모두 비현실적인 주관적 관념이 될 수 있다.

6.15 7주년의 평가는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본격화된 대북포용정책의 전반적 진단을 통해 가능할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대북포용정책의 전제이자 목표였던 북한정권 주도의 개혁개방은 몇 가지 시늉만 있었을 뿐 획기적인 진전은 없었다. 지난 7년간 지지부진했던 개혁개방이 이제 와서 갑자기 활성화되리라는 조짐도 보이지 않는다.

대북 포용정책은 그 타당성을 놓고 남남갈등이라 불리는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는데, 강경책과 유화책은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선택할 전술임에도 불구하고 오직 유화책만이 절대적이라고 도그마화하여 개방적 토론보다는 소모적 논쟁만이 격화되었다.

특히 포용론자들은 예컨대 ‘핵개발은 협상용에 불과하다’는 식으로 김정일 정권의 생각에 대해 이런저런 선의의 해석에 기초하여 정책을 추진하고 합리화하려는 시도를 하여 대북정책 전반에서 관념의 과잉 현상을 빚게 되었다.

지난 7년간 대북정책의 경험을 돌이켜보면 김정일 정권의 생각에 대한 추측성 해석보다는 그 실제 행동을 놓고 그 행위를 일관되게 규율하는 실사구시적 정책의 필요성이 절실하게 다가온다. 이런 실사구시적 대북정책이 정착되려면 어떤 희망이나 기대를 앞세워 현실을 멋대로 재단해 버리는 비과학적 태도부터 극복해야 한다.

대북포용정책이 여권을 상징하는 대표브랜드로 되어버렸고, 역으로 여권은 한나라당 등을 냉전수구세력이니 전쟁세력 등으로 공격해왔기 때문에 싫든 좋든 포용정책을 더 강하게 고집할 수밖에 없는 정치적 입장이 발견된다.

대북포용정책이 결국 국내정치적 이해관계에 깊숙이 얽혀버렸기 때문에 하나의 정책을 넘어 우상화되는 현상이 벌어졌는데 이 이상한 구도가 바뀌어야 대북정책의 전환도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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