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정책, 언론계 ‘에펠탑 효과’ 꾸준히 누리고 있다

세상에서 관광객이 가장 많은 나라는 어디일까? 이탈리아? 이집트? 미국? 모두 아니다. 프랑스다. 2위 미국의 관광객이 2007년 기준 5800여 만 명인데 비해 1위 프랑스는 8190 만 명이나 된다.

이 정도면 ‘압도적’ 1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위 프랑스에서 또 첫 번째로 관광객이 찾는 장소는 어디일까? 이건 좀 쉽다. 바로 에펠탑이다. 철제 거인 에펠탑이 관광1위 프랑스의 랜드마크가 된 것인데 사실 이것은 역설이다.

이 탑은 1889년 만국박람회를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는데 당시 파리의 문인, 예술인들은 모두가 한결같이 반대하였다. 행사가 종료하면 일정기간 후 철거하기로 약속(?)하고 건립이 된 것인데 오늘날 전 세계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관광물이 되었으니 인생만큼이나 모를 일이라 할 것이다.

흉물이 어느덧 명물이 되어간 이 현상에서 유래된 심리학 용어가 바로 에펠탑효과(Eiffel Tower Effect)이다. 아무리 흉물이라도 자주 보고 접하면 애정이 쌓이고 쌓여 시나브로 친근한 벗이 되어가는 현상을 에펠탑효과라 하는 것이다.

멀리 있는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사촌이라는 옛말도 에펠탑효과의 의미와 비슷한 측면이 있다. 실제로 광고주들은 이 에펠탑 효과에 기대어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상품을 광고한다. 많이 접촉한 만큼 인지도가 높아지고 또 그만큼 애정도 쌓여가니 재정만 허락한다면 광고는 잦을수록 광고주에 이익이다.

에펠탑효과가 광고에 활용되는 것까지야 먹고사는 문제이니 만큼 애교로 봐줄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의 의식에 영향을 미치고 우리의 행동을 규정하는 영역으로 적용되게 되면 그때부터는 긴장의 끈을 늦추어선 안 된다.

허위정보라도 지속적으로 접촉하면 진리인 것으로 착각하게 만들 수 있다는 ‘히틀러’의 홍보맨 ‘괴벨스’류의 전술에 또 다시 놀아나선 안 되는 까닭이다.

2008년 5월 그 비극의 촛불정국도 에펠탑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 TV와 인터넷을 보는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고 그 비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자신이 자주 보는, 자신에게 친숙한 매체가 전하는 이야기는 여지없이 사실로 인정된다.

이때 이 사실(?)을 비판하는 매체나 사람들은 그 순간 거대한 여론의 이단자에 불과했다. 우리는 그로 인해 너무도 많은 것을 상처받았고, 아직도 그 연장선상에서 갈등하고 있다.

언론이 자신의 논조를 갖더라도 보도에 있어서는 최대한 사실과 공정성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실상 이것은 언론에게 있어 기초 상식에 속하는 문제인데 아직까지 우리 언론에겐 풀어야 할 무슨 커다란 숙제처럼 되어 있다.

중대 사건에 대해 모니터링을 일차 완료했던 공언련 모니터 팀에서 11개 신문매체를 살펴보고 있다. 일단 북한문제 관련하여 대북전문가의 기고와 인터뷰 숫자를 단순하게 숫자화 해 보았다.

단순한 숫자에 어느 정도의 에펠탑효과(편파성)가 숨어 있는지 파악하기 위함이었다. 일단 모니터과정 중에 있으니 총괄적인 이야기야 나중에 더 하기로 하자. 일단 올 1월부터 4월까지를 분석하였더니 몇 가지 중요한 에펠탑효과가 자신의 모습을 드러냈다.

약 100여명의 대북전문가 들 중 상위 10명의 대북전문가가 489건의 기고와 인터뷰를 진행하여 11개 매체(조선, 동아, 중앙, 한국, 세계, 국민, 경향, 한겨레, 문화, 내일, 연합뉴스) 기고문·인터뷰 1000여건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다. 정작 문제는 지금부터이다.

상위 10명 그러니까 전체의 약 50%인 489건을 분석해 보면 일방성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햇볕론자들의 기고·인터뷰는 356건으로 72.8%를 차지하나 북한인권(or상호주의)론자들의 그것은 133건으로 27.2%에 불과하다.

일반적으로 신문시장에서는 조중동 보수 신문의 영향력이 압도적이어서 북한인권론자들이 양적으로 더 많을 것이라는 예측이 참으로 근거 없음을 드러낸다. 언론노출빈도의 측면에서 햇볕론자들은 4위를 차지한 유호열 교수를 제외하고 1위부터 7위까지를 차지하고 있다.

상위 10위로 한정하여 신문사별로 살펴보면 한겨레(97.6%), 경향(95.6%), 내일신문(68.2%) 순으로 햇볕론자들의 등장이 잦다. 이 같은 경향은 약화되기는 하지만 놀랍게도 조선과 중앙에도 나타난다. 조선은 57.9%, 중앙은 55% 정도로 햇볕론자들의 출현이 높다. 동아의 경우만이 80%로 북한인권론자들의 빈도가 높게 나온다.

07년~08년간 방송3사와 YTN의 북한 논평중 상위 3인의 햇볕론자들이 전체의 43%를 점유하고 있다는 나라정책연구원의 08년 12월 발표를 상기해 보면 종합적으로 신문과 방송에서 얼마나 일방적인 견해가 집중적으로 노출되고 있는지 새삼 확인하게 된다.

좀 더 많은 양을 분석대상으로 삼고, 더 다양한 측면을 살펴보아야 하겠지만 현재까지 나온 결과만을 토대로 하더라도 북한문제 관련 정보가 일방성을 띄고 있음은 자명하다.

언론의 자유는 무제한이다. 유일한 제한이 있다면 그것은 책임일 것이다. 그 책임은 두 가지라 믿는다. 하나는 사실이요, 건전한 여론형성에의 기여가 그 둘일 것이다.

거짓은 그 어떤 이유로도 그 자체로 반언론적인 행위이자 건전한 여론형성의 파괴자이니 일러 말할 것이 없다. 건전한 여론형성을 위해 언론인들의 분발이 참으로 필요하다. 누군가에게 이로움으로 귀결될 에펠탑 효과를 걷어내고 바른 여론을 형성해야 한다. 우리는 자유를 위해 싸웠던 언론인들이 이제 건전한 여론형성에 기여하기 위한 분투에 나서 줄 것을 기대하고 또한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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