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정책 ‘방향전환 vs 업그레이드’ 격돌

’대북 평화공존 정책에 브레이크를 걸 것인가, 가속 페달을 밟을 것인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와 한겨레통일문화재단이 29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개최하는 ’한반도 갈등, 어떻게 풀 것인가?’ 주제 학술회의에서도 남북관계 및 통일정책 평가와 관련한 ’충돌’이 예상된다.

이동복 북한민주화포럼 대표는 28일 미리 작성한 발제문을 통해 “남북의 좌파세력이 지금도 (반외세를 기치로 내건) 갈등이론에 따른 남북문제 해결에 집착하고 있다”며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햇볕정책’과 ’대북 화해협력정책’을 강력 비판하고 나섰다.

이 대표는 “경제적으로 파산한 북한이 2000년 6월 이후 실리 위주의 철저한 ’주고 받기식 대화’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남북 간 합의문건이나 합의문들은 북한의 변덕에 따라 이행과 불이행이 교차적으로 반복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표방해 온 평화공존, 화해, 민족통합 노력이 난파하고 있다”며 “두 정부는 남북관계에 오아시스를 건설하려 했으나 신기루로 변질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의 논리는 한마디로 ’북한 불변론’이다.

그는 “북한의 대남정책이 여전히 남조선혁명에 집착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세습독재 체제에 결정적인 변화가 생기지 않는 한 평화공존, 화해, 민족통합이라는 명제는 결코 실현될 수 없는 신기루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당근과 채찍이라는 강온책을 적절히 섞어야 한다면서 남한 내 전통적 주류 세력인 보수와 우파의 참여가 보장되는 대북정책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입구-출구론’으로 맞섰다.

정 전 장관은 발제문에서 “사회주의 체제전환 선례를 보면 경제, 사회문화, 정치, 군사 순으로 변화가 일어났다”며 “(군사 변화의) 출구론의 관점에서 보면 북한에는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고 있지만, (경제 변화의) 입구론의 관점에서 보면 변화는 이미 한 고비를 넘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입구에 들어간 북한의 변화가 출구 쪽으로 계속 나아가 정치, 군사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대북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김대중·노무현 정부는) 대북 경협과 지원이 남북 간 군사분야의 협력을 견인해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강조했다.

정 전 장관은 또 평화유지와 평화조성을 위한 정책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햇볕정책이라며 “햇볕정책은 계속되고 업그레이드돼야 한다”는 옹호론을 폈다.

정 전 장관은 “햇볕정책 이후 남북관계는 실로 상전벽해라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이 변했다”며 금강산 관광특구, 개성공단, 경의선.동해선 연결, 북한의 대남 무역의존도 심화 등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햇볕정책은 남북경협과 인도적 대북지원 사업이 점→선→면으로 확대돼 한반도의 평화가 유지되도록 버텨주는 역할을 해왔으며, 2002년 7월 경제관리개선 조치와 2003년 3월 시장활성화 조치와 같이 가시적인 변화도 나오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날 학술회의에는 백낙청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준비위 상임대표와 이인호 전 러시아 대사도 참석해 ’남남갈등 해결의 길-상호 이해와 협력 그리고 사회통합’을 주제로 발표한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