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정책 때문에 北미사일 위협 고의로 축소?”

북한이 올 들어 세 번씩이나 동·서해상으로 단거리 미사일 발사시험을 감행한 가운데 국방부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에 대한 위협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인 황진하(사진) 한나라당 의원은 28일 국방부가 발간하는 국방백서를 분석한 결과 “정부는 2001년 이후 발간한 국방백서에서부터 북한 단거리 미사일에 대한 위협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 의원은 “북한 단거리 미사일에 대한 위협 축소가 대북 포용정책의 일환으로 우리가 처한 명백한 위협을 의도적으로 축소하려고 했던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황 의원은 “2001년 이전에 발간된 국방백서에는 전방에 배치된 북한의 샘릿(Samlet)과 실크웜(Silk Worm) 대함미사일이 인천 외항과 속초 외항까지 대함공격이 가능하다고 적고 있다”면서 이는 “북한이 우리 해군함정은 물론 인천 및 속초로 들어오는 국내외 상선 등에 치명적 공격을 가할 수 있는 심각한 위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2001년부터 발간된 국방백서에는 북한의 개량형 대함미사일이나 단거리미사일 위협에 대한 언급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우려했다.

실제 군 당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있을 때마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연례적인 군사 훈련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북 미사일 발사에 따른 군사적 조치의 필요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대본에 써진듯한 답변을 내놓고 있다.

심지어 지난 19일엔 일본 언론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을 보도한 뒤 국내 언론들이 확인을 요구하자 합동참모본부는 “군사 정보 사안이라 어떤 것도 확인해 줄 수 없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이후에도 사실여부가 불분명한 채 “통상적인 훈련의 일환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기자들에게 보냈다.

또한 군 당국은 20일 북한 미사일의 발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최종 결론을 내렸지만 공개하지 않다가 21일 일본 언론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없었다’고 보도하고 나서야 이를 확인하는 안이한 상황도 연출됐다.

세계적 군사컨설팅 업체인 영국의 제인스그룹(Jane’s Group)에서 지난 5월 발간한 북한 군사력 보고서에 의하면 “북한은 사거리 95km의 구형 대함미사일은 물론 사거리 160km 정도의 개량형 실크웜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고, 2005년 시험발사에서는 일부 미사일이 300km까지 비행했다”고 위험성을 지적했다.

한편 미국 백악관은 27일 북한의 세 번째 미사일 발사와 관련, 탄도미사일 발사는 북한의 모든 탄도미사일 활동을 금지한 유엔 안보리의 결의 1718호 위반”이라며 전례 없이 강한 톤으로 비판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고든 존드로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6자회담 재개를 둘러싼 민감한 시점에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결정, 무척 당혹스럽다”며 북한의 추가 발사를 엄중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