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정권의 옥동자 김만복의 시국관 고백

노무현 정부 시절 국정원장을 지낸 김만복 씨가 연평도 포격 사건은 북한의 경고를 무시하고 훈련을 감행한 우리 군과 이명박 정부에 있는 것처럼 묘사하는 글을 일본 친북 성향의 잡지에 기고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그는 기고문에서 “(작년) 11월 23일 오전 북측은 한국군의 해상사격훈련은 ‘사실상 북에 대한 공격행위’라는 항의성 경고문을 몇번이나 보냈다. 그러나 한국군은 예정대로 11월 23일 오후 2시 5분까지 사격훈련을 했다. (그 직후인) 2시 34분에 북한은 연평도에 150발의 포를 쐈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연평도 포격이 우리의 정상적인 사격훈련을 북한이 트집 잡아 도발의 명분으로 삼았다는 상식적인 판단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도발 저의는 외면하고 우리 군이 북한의 협박에 겁을 먹지 않아서 불상사가 발생했다는 식의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김 씨는 또 천안함 사건에 대해서도 폭침이라고 하지 않고 ‘침몰’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국방부의 발표를 국민 30%만을 신뢰한다고 말했다. 1년 4개월 간 대한민국의 국가정보를 최종 판단해온 사람이 우리 군의 조사결과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조장하고 의혹을 증폭시키는 나팔수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꼴이다.


김 씨는 현재 조성된 한반도 긴장도 이명박 정부의 대결정책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북 봉쇄정책의 예로 ‘한미 동맹에 올인, 한미일 3국 전략적 협의 강화,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주도’를 들었다. 이 정도면 2차 정상회담 당시 김정일에게 굽신거려 루머에 올랐던 김 씨의 국가관까지 의심해 볼 여지가 생긴다.


북한의 도발과 대남 적화 위협이 해소되지 않은 조건에서 한미동맹은 우리 안보의 핵심축이다. 더구나 북한이 핵무장을 강화하고 북중 밀월이 계속되는 조건에서는 미국과의 동맹 강화는 필연적이다. 왜 미국만 신경쓰고 북한을 챙기지 않았냐는 항변을 하고 싶은 모양인데 그럼 왜 퍼주기를 안했냐고 문제삼을 일이지 괜한 한미동맹을 끌어들여 대북 봉쇄정책 일환으로 해석하는지 그 저의가 의심스럽다. 


전직 국가정보원장들의 북한 감싸기는 김 씨 뿐이 아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방북한 미국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에게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했다. 그들이 우라늄 농축기술을 보유하기 위해 노력해왔음을 눈으로 확인시킨 것이다. 


그러나 김대중 정부 시절 국정원장을 지내며 5억 달러 대북송금에 개입한 임동원 씨는 북한의 농축 우라늄 기술 개발 주장을 미국의 네오콘의 조작이라는 주장을 제기한 바 있다. 임 씨는 2007년 3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가 그 시점에서 근거가 불확실한 HEU 문제를 제기한 것은 거대한 정보조작에 따른 명백한 정책 실패”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북한이 공개한 시설은 최근에 지어진 시설이기 때문에 이명박 정부의 책임이라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우리는 북한에 농축우라늄 기술과 장비를 전달했다는 파키스탄 핵과학자 칸 박사의 고백과 농축우라늄 기술을 확보했다는 북한 핵개발 책임자 전병호 비서의 발언을 소개한 황장엽 전 비서의 증언도 이미 알고 있다.


대한민국의 가장 큰 현실적 위협은 바로 북한의 핵무기이다. 국가의 존망을 걸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정보기관의 수장이 북한이 스스로 고백하기까지 한 농축우라늄 기술 보유 시도에 대한 정보를 평가절하하고 북핵 6자회담에서도 이를 사실상 방기하도록 만들었던 것이다.


햇볕정책은 단순한 정책 실패에 그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정보기관까지 심각하게 오염시켰음을 새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대북지원과 남북 교류협력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유화정책이 사실은 한미동맹에 균열을 내고 북한 정권에 수조원의 현금을 제공하면서 핵개발을 방치한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 정치 현실은 여전히 햇볕정책 추종자들로 넘쳐난다. 민주당은 햇볕정책이 남북관계의 지침서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심지어 김대중, 노무현 시절의 햇볕정책을 자산으로 정치적 재기를 노리는 세력도 있다. 이번 김 씨의 기고문은 과거 햇볕정책이 대한민국 정보기관을 어떻게 변질 왜곡시켰으며 그 유산이 아직도 유령처럼 우리 사회에 횡행하고 있다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