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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7일 “그 동안 몸담았던 한나라당을 떠나 이번 대선에 출마하고자 한다”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2002년 대선 실패 이후 ‘정계은퇴’를 공식 선언했던 이 전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대선 패배 후 정권 교체를 이루지 못한 큰 죄를 지어 정치에서 물러나겠다고 했는데 그런 제가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된 것을 사죄한다”며 첫 운을 뗀 뒤 이같이 말했다.
이 전 총재는 “이 대로 간다면 우리에게는 더 이상 미래가 없다. 지난 반세기 우리 국민의 피와 땀과 눈물로 이룩한 대한민국의 신화는 사라질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좌파 정권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전 총재는 이명박 후보에 대해 “정권교체만 되면 나라는 저절로 바로 될 것이라는 생각은 환상이고 위태로운 생각”이라며 “경제만 살린다는데 국가의 근간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경젠들 제대로 될 리가 있냐”며 이 후보를 비판하고 “중요한 것은 국가 정체성에 대한 신념과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점에서 한나라당과 이 후보의 태도는 매우 불분명했다”며 “북핵폐기와 무관하게 대북지원을 하겠다는 한나라당의 평화비전과 햇볕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이 후보의 대북관은 애매모호하다”고 비판했다.
이 전 총재는 “이런 모호한 태도로는 다가오는 북핵재앙을 막을 수도 없고, 한반도의 평화정착도 기대할 수 없다”며 “이것이 출마를 결심하게 된 근본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년 간은 무능과 독선으로 나라의 근간과 기초가 흔들리고 법질서가 실종 됐다”며 “큰 소리와 떼쓰기가 활개치고 법과 원칙을 지키는 일이 바보짓이 되었으며 거짓과 변칙이 유능한 것으로 통하는 세상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이 전 총재는 이어 “원칙 없는 대북정책으로 북한은 핵보유국이 되었고 우리 안보의 보루였던 한미동맹이 흔들리고 있다”며 “이대로 간다면 우리에게 미래가 없다. 반세기 피와 땀과 눈물로 이룩한 대한민국의 신화가 사라질 것이며 동북아의 변방국가로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전 총재는 “풍전등화와 같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키기 위해서는 이 길 밖에 없었다”며 “어떤 경우에도 정권교체라는 간절한 소망을 제가 좌절시키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제가 선택한 길이 올바르지 않다는 국민적 판단이 분명해지면 저는 언제라도 국민의 뜻을 받들어 사실성인의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해 자신의 출마로 정권교체가 위기에 봉착할 경우 이단일화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대선에 완주하겠냐는 질의에 “전장에 임하는 장수가 중간에 빠져 나오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하지는 않는다”고 말했고 ‘명분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국가의 근간과 기초를 세우는 귀중한 시기에 나라를 세워나가는 일이 가장 중요한 것이고 대의라고 생각해 대의에 충실하자는 생각”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