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포기 환상 대신 北 셈법 바꿀 전략 고민해야”

오늘은 남북한과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이 참가한 6자 회담에서 북한이 모든 핵무기를 포기하고 핵무기확산방지조약과 국제원자력기구로 복귀한다는 약속을 한 9.19 공동성명이 발표된지 11년이 되는 날입니다. 9.19공동성명은 대화로 북한의 핵문제를 풀려는 국제사회의 의지를 잘 보여준 성명입니다. 이후 국제사회는 북한 당국의 온갖 트집과 생떼에도 불구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회담을 진행했고, 경수로 건설 및 중유 지원 등 9.19공동성명을 지키기 위해 적잖이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북한 당국은 어떻게 나왔습니까? 앞에서는 비핵화를 이야기하면서 뒤에서는 적발이 쉽지 않은 원심분리기를 통해 우라늄 핵프로그람까지 가동했습니다. 9.19공동성명이 나온 이듬해에 1차 핵실험을 시작으로 지난 9일 5차 핵실험까지 감행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이미 몇 년 전부터 6자회담은 무효화 됐고, “9.19 공동성명은 최종적으로 사멸됐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여러 나라들이 머리를 맞대고 아무리 좋은 합의를 했다고 할지라도 당사자가 그것을 이행하려는 의지가 전혀 없다면 아무런 쓸모가 없다는 걸, 9.19공동성명이 다시 한 번 똑똑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겉만 번지르르하게 합의된 9.19공동성명 그늘 밑에서 북한 당국이 딴 짓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준 것은 두고두고 후회할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공동성명이 발표된 바로 다음 날에 ‘경수로를 먼저 제공해 주지 않으면 더 이상 대화에 나가지 않겠다’고 생떼를 부릴 때, 김정일이 공동성명 이행 같은 것은 꿈에서조차 생각하지 않았다는 걸 알아챘어야 했습니다. 국제사회가 대폭 양보해 경수로 건설을 시작한 뒤에도, 북한 당국은 건설이 지연되도록 “파업” 같은 방해책동을 하는가 하면 그 와중에도 핵, 미사일개발을 계속하는 뻔뻔함도 보였습니다.

국제사회가 양보하고 기다리는 동안 북한 당국의 핵 프로그램은 플로토늄 핵폭탄에서 우라늄탄으로 발전했고, 거듭된 핵실험으로 핵탄두 소형화 기술까지 근접하게 됐습니다. 또 중거리, 장거리, 잠수함발사 탄도 미사일 등 각종 핵투발 수단들을 개발해 한반도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핵참화의 위협을 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결과적으로 9.19공동성명에서 ‘모든 핵무기를 포기한다’는 북한 당국의 약속을 믿었다가 더 심각한 상황을 맞게 된 것입니다.

이건 무엇을 말해줍니까. 이제 더 이상 김정은 정권과 그 무슨 합의 같은 걸 해서 비핵화를 이룰 수 있다고 기대하면 안 된다는 걸 말해주고 있습니다. 지난 1994년 제네바합의부터, 2005년 9.19공동성명까지 줄잡아 20년 동안 대화를 하고 합의를 했지만 북한 당국의 핵무기 성능만 좋아졌습니다. 국제사회는 이제라도 헛된 대화에 기대를 걸지 말고, 김정은이 핵을 포기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압박과 전략을 써야 합니다. 그래야 9.19공동성명의 내용대로 북한 당국의 모든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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