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폐기 의지 보이기 전 北과 협상 안해”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21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제시한 핵무기 관련 ‘핵 없는 세상’을 실현할 구체적인 방도에 대해 설명했다. 그리고 북한이 명백한 핵 폐기 의지를 보이기 전에는 북한과의 핵협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북핵 관련 주무 장관이 북한이 불가역적 핵폐기에 대한 확신을 주지 못할 경우 만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그동안 미국 관리들은 양자대화에 나서는 문제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해왔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오전 미국평화연구소(USIP)에서 ‘비확산 체제의 강화: 미국이 주도하는 외교캠페인’이라는 제목의 연설에서 “미국은 북한과 6자회담의 틀 안에서 양자접촉을 할 의향이 있지만 단순히 북한이 대화에 돌아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검증 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현재 국제사회와 유엔이 취하고 있는 제재는 결코 약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핵 야심을 포기하지 않는 한 미국은 북한과 절대로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클린턴 장관은 또 “미국은 핵 비확산 체제를 강화하고 핵 테러의 잠재적 위협요소를 제거하는 한편 핵 없는 세상을 구현하기 위한 노력을 단계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클린턴 장관은 “핵무기 제거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본토 방위는 물론이고 동맹국에 대한 안보공약 이행은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모든 적들은 이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국무부와 언론들은 이날 클린턴 장관의 연설을 ‘메이저 스피치(주요 연설)’라고 불렀다. 오바마 행정부 외교안보정책의 첫 번째 과제인 비핵화의 근본 원칙을 밝힌 중대 연설이라는 것이다.

클린턴 장관은 먼저 미국이 러시아와 벌이고 있는 핵무기 감축 노력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12월 5일 끝나는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1)을 대체할 후속 협정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러시아의 미국 핵시설 사찰을 포함한 양국 간 무기사찰안에 잠정 합의했다”며 “다른 핵보유국들도 현재의 핵무기를 감축하는 데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은 국무부 주도로 추진하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의 상원 비준 노력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현재 미발효 상태인 CTBT는 원자로 보유국인 44개국의 비준 후 180일이 지나야 효력을 갖는데 미국을 비롯한 중국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북한 등 9개국이 서명 또는 비준을 미루고 있다.

과거 클린턴 정부 시절에도 미국 상원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서명한 이 조약에 대한 비준을 거부했다. 클린턴 장관은 “핵무기 감축과 비핵화 노력은 미국을 더욱 안전하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국제사회의 안정과 평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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