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폐기 실제 이행이 진정한 평화 구축 첫걸음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판문점 평화의 집 2층 회담장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기념촬영을 하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사진=공동 사진기자단

북한 최고지도자 중 처음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쪽 땅을 밟았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에 대한 의지를 남북 선언문을 통해 밝혔다. 남북관계 발전에 필요한 주요 조치에도 합의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역사적 첫걸음이 시작됐다. 그야말로 첫 걸음을 뗐다. 다음 걸음은 김정은 위원장이 자신의 말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어야 한다. 한반도 비핵화, 본질적으로 북한의 핵폐기가 한반도 평화의 필수조건이며, 앞으로 다가올 북미정상회담의 핵심의제이기 때문이다.

북한 당국은 핵경제 병진노선에 따라 핵보유국이 되기 위한 전략을 추진해왔다. 2016년과 2017년, 핵과 미사일 실험을 빠르게 반복해 핵기술을 확보한 후, 핵보유국을 선언했다. 이것이 1단계다. 지난해 말에 끝났다. 2단계 전략은 국면을 전환해 평화 분위기를 조성,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이완시킴으로써 경제발전에 집중하는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2018년 신년사 발표를 기점으로 2단계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북한 당국이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국제 제재 해제가 불가능하고, 북한의 경제발전도 어렵다는 데 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태영호 전 영국 공사는 ‘몇년 전 북한 지도부는 핵협상을 장기전으로 끌고 가, 국제사회의 집중력과 관심이 떨어지는 상황을 기다려 자연스럽게 핵보유국이 되는 전략을 세웠다. 파키스탄이나 인도 모델을 적용하기로 결정한 것이다’고 증언했다.

만약 김정은 위원장이 핵경제 병진노선 2단계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남북정상회담에 임하고,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하고 있다면, 성공할 수 없다. 한국과 국제사회, 그리고 북한 주민은 김정은 위원장이 핵을 폐기하고, 경제발전에 집중하는 길을 선택함으로써 진정한 한반도 평화의 시대가 열리기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경제의 발전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김정은 위원장이 반드시 해야 할 행동은 간단하다.

첫째, 핵을 폐기하라. 북한 당국이 얼마 전 핵실험장 폐쇄와 영변핵시설 해체를 약속했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하다. 보유한 모든 핵무기와 핵물질, 저장시설, 우라늄탄 제작에 필요한 핵농축시설과 플루토늄탄 제작에 필요한 핵재처리 시설, 핵실험장, 핵운반체, 미사일발사 시설을 포함한 핵사찰 목록을 정직하게 작성해 IAEA(국제원자력기구) 제출하고 사찰을 받은 후, 모든 핵을 폐기해야 한다. 이 일이 끝나면 국제 제재는 완전히 해제될 것이다. 군축을 포함한 한반도 군사적 긴장 완화도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다.

둘째, 정치범수용소를 해체하라. 평화의 근본정신은 인간이 지닌 생명에 대한 존중이다. 자국민 수십만 명을 수용소에 가두고, 그들의 생명을 죽이면서 평화를 주장하는 것은 위선이고 기만이다. 자국민을 학대하는 사람이 외부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존중하겠다는 말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는가? 이 일을 실행에 옮긴다면, 북미수교가 가능하다. 전 세계 나라들이 북한과의 관계정상화에 나설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과 향후 북미회담에 거는 가장 큰 기대는 김정은 위원장의 변화다. 핵보유국 지위 확보를 위한 정치적 이벤트 차원에서 정상회담에 참가했던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 핵폐기와 한반도 평화에 대한 한국과 국제사회의 열기를 정확히 깨닫고, 과감하게 핵폐기를 결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그것이 평화를 위한 진정한 새로운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