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폐기와 북한인권, 좌우날개 달아라”

4차 6자회담에 참가국들은 합의문 작성을 위한 문안조율 작업에 한창이다. 이번 회담에서 눈에 띄는 점은 북미간 이견이 매우 크면서도 양국의 협상태도가 매우 적극적이라는 점이다.

물론 합의문이 나와 봐야 알겠지만 외형상으로는 협상은 지속될 분위기다. 하지만, 북한 인권문제가 미국이 처음 공언한 대로 양자접촉이나 다자회담 의제로 논의되지 않은 점이 아쉽다.

미국과 일본은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 인권문제의 양자 및 다자간 해결을 제안했지만, 북한은 공식적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반면, 우리 정부는 북미 양자간 문제인 만큼 6자회담 내 북미접촉에서 별도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내에서는 언론을 통해 미국이 회담에 중대한 장애를 조성하고 있다는 식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그렇게 호들갑을 떨지 않더라도, 미국이 6자회담의 판을 깰 의도가 아닌 바에야 무리하게 북한인권 문제의 의제화를 고집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상식이다.

오히려 미국은 북한인권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는 것에 반해 한국정부는 정면으로 반대하고 나서고, 국내 언론들이 이를 거드는 꼴이 더 볼썽 사납다. 남북이 그동안 꾸준하게 민족공조를 진행한 결과 북한은 그들의 체제와 인권 시비를 막아줄 든든한 안전장치를 확보한 셈이다.

어르고 달래는 식으로 문제해결 안돼

6자회담은 이미 회담 유지 자체가 하나의 목적이 되어버렸다. 북한이 회담장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 절반의 성공이라는 인식이 팽배해졌다. 그렇지만 북한이 뛰쳐나가지 않도록 붙잡는 것에만 신경을 곤두세워서는 안 된다. 북한의 회담파기에 전전긍긍해 하는 모습으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더 이상 북한을 어르고 달래고, 무언가 잔뜩 쥐어주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식의 사고도 단세포적 발상이다. 핵을 포기할 의사가 없다면 언젠가는 어떤 명분으로든 뛰쳐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이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인권 문제의 양자 및 다자간 해결을 제안한 것은 매우 시의 적절한 것이었다. 북한 인권문제 거론 자체만으로도 미국의 단호한 의지를 전달했다는 점과 향후 인권 논의의 불씨를 지폈다는 점에 큰 의미를 갖는다.

오히려 미국이 북한인권 문제 의제화를 쉽게 포기할 것이 아니라 일정기간 적당한 긴장을 조성함으로써 북한측에 인권 상황 개선에 대한 메시지를 좀더 강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었다는 아쉬움이 있다.

6자회담을 통해 핵 문제가 다자회담으로 넘어온 마당에 북한문제 해결의 양대 축은 핵 폐기와 인권 개선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환기할 필요가 있다. 물론 현 상황에서 북한의 핵 폐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동시에 북한문제에서 핵 폐기는 하나의 과정은 될 수 있어도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6자회담의 궁극적 목표가 북한의 핵 폐기와 북-미 관계정상화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인권 문제는 북-미 관계정상화의 폭과 수위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변수라는 사실을 북한정권에게 분명히 각인시켜야 한다.

북한 인권문제는 언제, 어디서, 어떤 형태로든 거론되어야 하고 북한측에 전달되어야 한다. 물론 북한인권 문제를 어디서,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효율적인가의 문제로 시비할 게재가 아니다. 한국정부는 이제부터라도 북한문제 해결을 위해 핵폐기와 더불어 인권문제를 본격 제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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