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테러 일어나면 배후 추적은 어떻게?

어느 날 핵폭탄 테러가 일어났다고 가정해 보자. 엄청난 규모의 피해와 사망자들, 대혼란 속에서 국제사회는 이 잔악한 테러가 누구의 소행인지 어떻게 추적할 수 있을까.

우선 물리.화학적 분석을 통해 핵폭탄을 제조하는 데 쓰인 핵물질이 어디서 나왔는지 추정할 수 있다.

자연 상태에서 우라늄의 동위원소 비율은 채굴된 장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데 이런 정보를 이용하면 핵물질이 어디서 나왔는지 대략적인 추정이 가능하다. 플루토늄의 동위원소 비율도 그것이 제조된 원자로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므로 이 역시 어느 정도 추적할 수 있다.

러시아 북한 파키 이스라엘 등은 모두 다른 종류의 플루토늄 생산용 원자로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같은 분석만으로는 핵 테러의 배후를 특정해낼 수는 없다.

핵무기 전문가들에 따르면 아직 핵물질 추적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가동하기에는 세계의 핵물질 관련정보망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들은 특히 미국 정부가 핵 물질과 관련된 정보를 더 축적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의 대량살상무기 정보 전문가로 일해온 전직 중앙정보국(CIA) 관리 롤프 모와트 라센은 “(미국의) 정보 당국이 이 같은 문제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조지타운대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테러 단체가 핵폭탄을 훔치거나 핵물질을 입수해 폭탄을 제조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테러단체가 혹시라도 그렇게 할 수 있게 된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고 말했다.

IAEA에 따르면 1995년부터 현재까지 핵물질의 밀거래 도난, 분실 사건은 1천646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18건은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 등 핵폭탄을 제조할 수 있는 물질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IAEA에서 핵물질 밀거래 감시를 맡고 있는 리처드 호스킨스 박사는 도난.유출 사건 가운데 어떤 것도 핵폭탄을 제조할 만큼 충분한 것은 아니라면서 테러리즘의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IAEA가 파악한 것보다 핵물질의 도난.유출 사건이 실제로는 더 많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핵물질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있으면 출처를 알 수 있는데 이는 마치 인간의 지문 데이터베이스와 같다”며 국제적인 핵물질 데이터베이스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핵무기 보유국들은 이런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국가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며 꺼리는 것이 문제다.

IAEA 관계자도 “문제는 이런 종류의 데이터가 주기적으로 공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핵 선진국인 미국의 관련 시설과 과학자들의 ‘노후화’도 문제다.

미 회계감사원(GAO)이 지난 6월 1일 공개한 보고서와 미국 과학단체들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낡은 핵물질 분석 시설과 베테랑 핵 과학자들의 부족은 정확한 핵물질 추적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미국은 1992년을 마지막으로 핵실험을 하지 않고 있는데 이는 핵 과학자들의 ‘실전 경험’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핵 테러를 “세계 안보에 가장 즉각적이고 극단적인 위협”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핵 테러의 배후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추적해낼 수 있을지 등에 대한 논의가 올해 말이나 내년 초 핵 안보 국제정상회의를 통해 이뤄질지 주목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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