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탄두 탑재 ICBM 능력 과시 위해 핵실험 나서나

12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가운데 3차 핵실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선(先)미사일 발사 후(後)핵실험’이라는 도발 패턴을 반복해왔기 때문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단순하게 일회성 상황으로 보고 있지 않으며 핵무기 개발을 위한 장기적 도발 수단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북한이 우주의 평화적 이용 권리를 내세우면서 ‘인공위성’이라는 연막전술로 미사일 발사에 나서는 목적이 핵탄두를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확보에 있는 만큼 핵실험 가능성은 적지 않다.


박영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데일리NK와 통화에서 “핵무기 탑재 ICBM탄 확보를 위해서도 핵탄두 소형화를 위한 핵실험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플루토늄 추출과 우라늄 농축을 성공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에 ‘핵탄두 경량화’를 위한 핵실험은 필수적이다.


북한은 이번 미사일 발사 성공으로 인공위성이든, 미사일이든지 ‘핵탄두 운반기술’을 과시했기 때문에 핵(核)관련 협상력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이를 대륙간탄도미사일로 활용하려면) 재진입 기술을 확보해야하는데 이를 확보했는지 평가하기는 이르며 유도시스템도 마찬가지”라는 평가했지만, 사거리 능력만으로도 협상의 레버리지(leverage)를 확보했다는 지적이 많다.


북한은 과거 두 차례의 핵실험 모두 장거리 미사일 발사 직후 실시했다. 2006년 7월 대포동 2호를 발사한 후 10월에 1차 핵실험을 했고, 2009년에도 ‘은하 2호’를 4월에 발사한 데 이어 5월에 2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지난 4월에도 핵실험 준비정황이 포착된 바 있다.


기술적으로 북한의 핵실험은 언제든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은 핵실험에 필요한 기술적인 준비는 돼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북한이 과거 핵실험을 했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는 현재 4개 정도의 핵실험용 갱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ㄴ’자 모양의 갱도 중 2개는 과거에 사용했던 것이며 나머지는 새롭게 굴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훈(遺訓)관철을 강조하고 있는 북한이 ‘인공위성’과 더불어 ‘핵보유국’을 김정일의 업적으로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핵실험을 감행할 공산이 있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핵보유국으로서 입지를 위해 핵기술의 진화과정을 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김정일의 제수용품’으로 미사일을 발사한 김정은이 김정일의 최대 공적인 핵개발 업적에 대한 계승의지를 피력하고 동시에 3대 세습체제의 성공적 안착을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해 핵실험을 활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핵실험 자체는 미사일 발사와 달리 명분과 파급력이 다르기 때문에 북한도 신중하게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방패막이’ 역할의 중국이 핵실험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있는 점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핵실험 가능성은 언제든지 열려있지만, 감행 시기에 있어서는 국제사회의 대응 등을 지켜본 뒤 결정할 것이란 지적이다. 


김광인 북한전략센터 소장은 “북한은 강력한 우려에도 미사일을 발사해 중국을 자극했다”면서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중국도 강력히 대처할 수밖에 없어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미사일 발사 강행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로 코너에 몰릴 경우 핵실험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등은 방코델타아시아(BDA) 계좌 동결 때보다 강도 높은 제재를 예고하고 있다.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 확보를 통해 협상력을 키운 만큼,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응에 일단 고(高)자세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미 미사일 발사를 통해 협상력을 제고시킨 만큼 이를 최대한 활용한 이후 핵실험을 고려할 것이란 지적이다.


박 연구위원은 “로켓 발사에 따른 공방과 중국 등의 반응을 지켜본 뒤 목적에 맞게 핵실험 시기를 조정할 것”이라며 “유용한 핵실험 카드를 단시일 내에 꺼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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