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실험 발표 속 평양은 ‘평온’

북한 외무성이 핵 실험을 강행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하는 순간 평양 시내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평온함이 이어졌다.

조상묘 성묘를 위해 북한을 방문 중인 임시정부 요인 후손 성묘단이 핵실험 발표 순간인 3일 오후 6시 평양시내 한 복판에 있는 개선문을 방문했을 때 평양 시민들은 ’폭탄 발표’에는 아랑곳없이 제 갈 길을 가느라 바빴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이례적으로 북한 내부용인 조선중앙TV, 조선중앙방송 등 주요 매체를 통해 일제히 성명을 발표했다.

개천절이 공휴일이 아닌 북한의 평양 개선문 바로 옆 개선지하철역에는 퇴근을 위해 역으로 드나드는 시민들이 점점 늘고 있었고, 역전 버스 정류장에서는 50여명의 시민들이 궤도 전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인민복(평상복)이나 정장 차림을 가리지 않고 예외 없이 김일성 주석 초상을 가슴에 찬 시민들의 얼굴 표정에서는 당국의 ’비장한’ 핵실험 발표가 이뤄지는 순간에도 별다른 변화를 감지하기 어려웠다.

대로변 보도에는 역시 퇴근하는 시민들이 바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으며 차도에는 일과시간 동안 뜸했던 차량들이 다소 늘어 활기를 더해가고 있었다.

개선문 맞은 편 김일성경기장 앞 광장에서는 수 백명의 학생들이 교복을 입은 채 10월10일 당 창건 기념일 축하 매스게임 연습을 하다가 마무리를 하는 듯 웅성이고 있었다.

개선문 인근 인민대학습당 앞 김일성 광장에서도 흰색 상의와 검은색 바지를 입은 천여명의 학생들이 역시 매스게임 연습을 하면서 소도구를 든 팔을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북측 안내원은 “학생들이 내년 4월에 있을 아리랑 대공연 준비를 위한 연습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묘단을 태운 차량이 개선문에서 숙소인 평양고려호텔로 돌아오며 만수대를 지날 때 차창으로 비친 김일성 주석의 대형 동상은 오른손을 번쩍 들어 올린 채 평양 시내를 굽어보고 있었다.

시내 건물 곳곳에 내걸린 ’전투적 과업을 철저히 관철하자’, ’선군 혁명 강성 대국’, ’결사 옹위’, ’당이 결심하면 우리는 한다’ 등 다양한 구호들은 시민들의 결속을 가다듬고 있는 듯이 보였다.

하지만 성묘단을 안내하는 북측 관계자들은 핵실험 발표에 대해 전혀 내색하지 않은 채 평소와 다름없는 친절함으로 일관했다.

김영대 북측 민화협 의장은 이날 저녁 고려호텔 4층 식당에서 열린 성묘단 환송 만찬장에서 “세월이 가도 잊혀지지 않는 것은 조국의 통일과 독립을 위해 쌓은 공적”이라며 임정 요인들을 추켜 세운 뒤 “선친들의 뜻을 이어받아 통일의 성스러운 위업에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으나 핵실험이나 정세와 관련된 언급은 하지 않았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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