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실험 막기 위해 남북정상회담 추진했다”

▲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연합

정부가 작년 8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핵 문제 등 6자회담에 복귀할 것을 촉구하기 위해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22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7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 한 뒤 우리는 핵실험으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정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담판을 해서라도 이를(핵실험) 막아야겠다는 입장을 갖고 작년 8월 공식 라인을 통해 북측과 접촉을 했다”고 밝혔다.

이 전 장관은 “당시 미국은 이를 방관했고, 중국은 후이량위 부총리를 평양에 보냈지만 김정일 국방 위원장을 만나지도 못하고 돌아왔다“면서 “노무현 대통령은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담판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북측은 ‘상부에 보고하겠지만 답을 주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다’는 입장을 전달한 채 시간을 끌다가 결국 10월 북한의 핵실험 강행으로 무산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 정부는 미사일 발사 이후 이미 알려진 공동의 포괄적 접근 방안과 함께 남북정상회담 추진이라는 두 가지 방안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2005년 6월 이미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김정일 위원장과 만나 남북정상회담 개최 원칙에 합의했고 시기만 정하지 못했다“면서 ”이후 북한은 한반도 내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하거나, 제3국에서라도 개최하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했다는 명확한 증거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가 터지면서 (정상회담 논의가) 사실상 중단되고 말았다. 북한은 9·19 공동성명이 나오자 자기들에 대한 위협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BDA 문제가 터지자 미국의 의도를 의심했다”면서 “최근 BDA 문제가 풀리고 북한이 우려했던 체제의 긴장성 문제가 해결되니 다시 정상회담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남북정상회담이 선행되지 않고 4자 정상회담은 바람직하지 않다. 한반도에서 평화체제 실현의 주체는 남북이고 남북정상회담은 실질적인 필요성이 있다”면서 “남북간에 의견교환이나 호흡을 맞추지 않은 상태에서 (4자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문제가 성급히 국제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포기 가능성에 대해 그는 “여러 조건이나 상황, 북한이 보여주는 태도를 볼 때 핵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수순으로 갈 것”이라면서 “미국이 성의를 보이는데도 북한이 ‘진실의 순간’에 다른 생각을 한다면 중국과 한국도 북한을 압박할 수밖에 없다. 이것을 북한이 견디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