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실험 결정한 北…득과 실

북한은 어떤 계산하에 핵실험 결정을 공식 선언하기에 이르렀을까.

일단 북한으로서는 잃을 것보다 얻을 것이 더 많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미사일 시험발사와는 다른 핵실험은 북한의 파멸을 불러올 것이라는 사전 경고도 충분히 고려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실(失)보다 득(得)이 많다’라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얻을 수 있는 것 = 핵실험을 성공함으로써 오랜 숙원인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게 될 수 있는 것은 북한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수확 중 하나다.

지난 1956년 소련과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협정’을 체결하고 이후 최초의 원자로 IRT-2000을 건설하면서 시작된 북한 핵활동의 최종 목표는 핵보유국이었다는 것이 안팎의 관측이다.

북한의 핵집착은 1차 북핵위기를 거치면서 제네바 합의라는 성과를 거두면서 더욱 공고해졌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통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핵보유국으로서 인정받고 싶어하는 것은 오랜 숙원이었다”고 전했다.

생전의 김일성도 핵만이 북한을 지켜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핵실험에 성공했을 경우 동북아 힘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북한이 우위에 설 수 있다. 이제 재래식 군사력의 우위는 의미가 없어지며 핵을 가진 북한의 발언과 외교력에 이전과는 다른 힘이 실릴 수 있다.

북한의 ’핵그늘’에 눌려 남쪽도 북한의 발언을 가볍게만 생각할 수 없게 된다.

한국이나 일본, 미국도 핵을 가진 북한에 마냥 제재만을 얘기하기에는 쉽지 않은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핵은 일거에 약소국을 강대국으로 만드는 특이한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북핵 협상에서도 핵무기를 가진 북한의 주도권은 더욱 강해질 것은 자명한 일이다.

북한의 핵실험은 교착상태인 북미관계의 판을 부분적으로나마 흔들 수 있다.

핵실험을 통해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 실패 논란이 미국에서 일어나면서 방코델타아시아(BDA)나 북미 양자대화에 있어서 완강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부시 행정부의 입장 변화를 조금이나마 촉발시킬 수 있지 않겠느냐고 기대했을 수 있다.

◇잃을 수 있는 것 = 만의 하나 핵실험이 실패할 경우 북한의 타격은 실로 엄청날 것이라는 지적이다.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 실패에 이어 자신들의 블러핑(bluffing.허풍)이 또 한번 드러나면서 고립을 가속화할 수 있다.

하지만 핵실험은 미사일 시험발사와 같이 탐지가 쉽지 않아 설령 북한이 실패를 하더라도 외부에서는 이를 모를 가능성이 적지 않다.

핵실험에 성공하더라도 북한이 치러야 할 대가는 적지 않다.

국제사회에서 이제 북한 문제는 대화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주도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무력동원이 가능한 유엔헌장 7장까지 원용되는 대북 결의문 채택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북한 선박의 나포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북 경제봉쇄도 본격화 될 것으로 관측된다. 미사일 발사 이후 대북 금융제재의 강도를 훨씬 뛰어넘어 북한의 경제를 고사하고 말살시키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이 강화될 것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은 북한에 대해 최대 혈맹인 중국의 견제도 한층 강화될 것이다. 이는 곧바로 북중관계의 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하나의 ’숨통’이었던 남북경협도 어려워 질 것은 자명한 일이다. 쌀.비료 중단에 이어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사업 등에 대한 전면 중단 조치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이 때문에 중국과 남한과의 관계 경색으로 북한의 경제적 손실도 상당할 전망이다.

◇북한의 판단 = 이 같은 계산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핵실험 방침을 천명했다.

고려대 북한학과 남성욱(南成旭) 교수는 “북한은 경제적 손실은 충분히 타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라면서 “모든 것을 충분히 계산한 끝에 현실을 타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핵실험 방침을 밝혔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핵실험 방침 천명에는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들이 선제 무력침공은 받지 않으리라는 전제가 깔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우리 정부는 “한반도에 두 번 다시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원칙처럼 강조해 왔다.

무력공격을 받지 않으면 북한 내에서 강제적인 정권교체도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한 몫을 한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지난 7월 미사일 발사 이후 지금까지 어느 때보다 ’자력갱생’, ’수령결사옹위’를 강조해 오고 있다. 관영매체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주민들의 사상교육 강화 첨병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는 것으로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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