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실험 감행하면 朴 관계개선 의지 ‘급속냉각’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가 나온 지 하루만인 24일 “미국을 겨냥한 높은 수준의 핵실험을 진행할 것”이라며 초강경 카드를 들고나오면서 새 정부 출범 전부터 남북관계가 난관에 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북한의 안보리 결의 반박 성명과 핵실험 협박은 2009년 2차 핵실험 예고 당시와 유사하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이 불거진 전날 “북한이 3차 핵실험 등 추가적으로 상황을 악화시켜나가는 조치를 취하지 않기를 강력 촉구한다”고 말했다.  


현 정부가 북핵 대응의 주체임을 밝히면서도 인수위가 이례적으로 입장을 발표한 것은 새 정부 출범 초기부터 남북관계가 안갯속으로 빠져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또한 북측의 변화 없이는 차기 정부에서 대화정책을 추진하기 어렵다는 경고메시지도 담고 있다.  


박 당선인의 핵심공약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남북대화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신뢰 구축과 비핵화 진전이 우선돼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북한의 성의가 있다면 남북관계 개선에 나설 수 있고, 남북관계에 신뢰가 쌓이고 북한의 비핵화가 진전되면 북한에 대규모 경제협력 프로젝트(코리아 비전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 대략적인 로드맵이다. 


하지만 북한의 핵개발에 대해서는 “국가의 안보 및 국민의 안위를 위해 절대 용납할 수 없다추가적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박 당선인은 수차례 밝혀 왔다.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새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의지도 상당 부분 꺾일 수 있다. 인수위에서 검토하고 있는 5·24대북제재 조치의 단계적 완화나 금강산 관광재개 등의 조치를 추진하기가 사실상 어려울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이 때문에 차기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운신의 폭도 좁아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하면 상당 기간 남북관계가 냉각될 수밖에 없겠지만,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제재와 별도로 대화재개를 위한 접촉이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경섭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데일리NK와 통화에서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대화보다는 제재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바뀔 것”이라며 “새 정부 출범 후 당분간 대북지원이나 교류협력을 하기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 연구위원은 이어 “남북관계 개선에 나서고 싶어도 핵실험을 하면 집권 1년 정도는 운신할 수 있는 폭이 좁아져 남북관계는 냉각기를 걸을 수밖에 없다”면서 “핵문제 때문에 남북관계 전체가 대화를 할 수 없도록 손발이 묶이는 상황도 맞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진욱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핵실험에 대해 우리 정부가) 완전히 없었던 것처럼 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대화와 인도적 지원 움직임은 지연될 수 있지만, 핵문제 때문에 모든 것을 중단할 수 없다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기조는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북 간 신뢰를 쌓는 노력은 지속될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제재 국면에서 미국, 일본 등과 보조를 맞추면서 대화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