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실험시 ‘남북관계 재평가’ 불가피 시사”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미사일 실험발사 때보다 훨씬 더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하고 “우리는 이러한 메시지를 북한과 중국측에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대사가 15일(현지시각) 전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이날 워싱턴 소재 주미 문화홍보원 강연에서 전날 노 대통령과 미국내 한반도정책 여론 주도 인사들간 면담 내용을 설명하면서 노 대통령은 북한의 핵실험시 충격에 대한 질문을 받고 “(미사일 발사때보다) 훨씬 더 파괴적인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노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한국 사회 전체에 미친 진짜 충격을 “정직하게 평가”하고 핵실험이 미칠 충격에 관한 질문에 “매우 솔직하게” 대답해 놀라웠다고 덧붙였다.

그레그 전 대사는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북한에 재앙적인 실책이 될 것이라고 나는 생각하며, 노 대통령의 메시지가 북한측에 확실하게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노 대통령이 말한 대로 한국에서 (남북) 관계에 대한 재평가를 야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 대통령의 말로 미뤄,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노 대통령은 자신이 다루기에 엄청나게 힘든 일이 될 것으로 생각하는 게 매우 분명했다”고 풀이했다.

노 대통령은 북핵 6자회담 말고 “다른 대북 접촉도 찬성하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다. 북한에 더 많은 정보와 한국 상품을 넣어줄 수 있는 어떤 것에도 찬성한다”며 이는 북한사람들에게 세계를 더 잘 이해시켜 세계로 편입되는 기회가 왔을 때 더 쉽게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고 그레그 전 대사는 전했다.

노 대통령은 한미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대해 매우 강력한 지원 입장을 밝혔다고 그레그 전 대사는 전했다.

전시작전통제권 이양문제와 관련, “참석자들 사이에서 반대하는 의견은 없었으며, 노 대통령과 참석자 모두 군사적 효율성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으며, 대부분은 현재 우리가 그렇게 접근하고 있다는 데 동의했다”고 토마스 허바드 전 주한미대사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전했다.

다만 윌리엄 코언 전 국방장관이 지상군과 해.공군에 대한 전작권을 분리분담할 가능성이 일부에서 거론되는데 이는 조정의 결여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하고 군사 효율성을 강조했으며, 노 대통령도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대답했다고 그레그 전 대사는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중국의 ‘동북공정’에 관한 질문에는 일본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와 마찬가지로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그레그 전 대사는 설명했다.

대일관계에 대해, 노 대통령은 야스쿠니 신사참배, 역사교과서, 독도 문제의 파급효과에 대해 “매우 웅변적으로(eloquently)” 얘기했으며, 사실상 차기 총리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장관에 대해서도 총리 취임 후 이들 문제에 어떤 태도를 취할지 어느 정도 파악(some kind of reading)될 때까지는 우려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그레그 전 대사는 전했다.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동북아 국가들의 지역적 협력 필요성에 공감했으나, 노 대통령은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참배와 역사교과서 문제가 이를 가로막는 것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고 그레그 전 대사는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면담 말미에 “한국이 강할 때 중.일관계가 안정되고, 한국이 약할 때 양측으로부터 문제를 끌어들인다”고 말했다.

대북 제재문제와 관련, 노 대통령은 추가 제재에 대한 우려를 “매우 외교적으로” 언급하면서 중국측의 우려도 넌지시 언급했다고 그레그 전 대사는 밝혔다.

한미동맹에 대한 노 대통령의 입장과 관련, 그레그 전 대사는 “동맹 유지에 명백히 헌신적(devoted)”이라며 “아무도 이에 관해 어떤 의심도 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한국이 일본보다 “훨씬 건전한 민주주의 사회”라고 지적하고 “미국이 한국과 문제를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유럽에서 가장 긴밀한 동맹인 영국과도 문제가 있다”며 “한미관계는 지금보다 더 나빴던 때도 있었으므로 현 시점에 보이는 문제들에 관해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미래관계에 대한 낙관을 역설했다.

2004년 여름 등 그동안 4차례 북한을 방문했던 그레그 전 대사는 내달 말 다시 방북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과 면담에는 존 햄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장,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 샌디 버거 전 안보보좌관,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 리처드 솔로몬 미 평화문제연구소장, 제임스 릴리 전 주한대사, 웬디 셔면 전 대북조정관, 돈 오버도퍼 한미연구소장, 찰스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장도 참석했다./워싱턴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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