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신고서 제출 임박..`검증’에 이목집중

북한의 핵프로그램 신고서 제출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오랫동안 지체됐던 북핵 6자회담도 가동 절차에 본격 돌입할 전망이다.

하지만 미국은 북한의 핵신고서 제출 시점에 맞춰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는 절차에 들어간다는 방침을 재확인하면서도 북한이 신고서 검증에 적극 협력하지 않으면 테러지원국 해제가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을 것임을 경고해 향후 6자회담에서 검증 문제가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6자회담 우리측 수석대표인 김 숙 한반도 평화교섭 본부장이 18일 “이달 안으로는 신고가 되지 않겠나 기대한다”고 밝힌 데 이어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도 18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한 연설을 통해 “북한이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곧 핵프로그램 신고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고위 당국자들이 잇따라 북한의 핵신고서 제출이 `초읽기’에 들어갔음을 기정사실화한 것이다.

외교 소식통은 19일 “북.미 간에 작년 말부터 진행돼 온 신고서 내용에 대한 협의는 모두 마무리됐으며 북.미가 언제 `행동 대 행동’으로 의무를 이행할 지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을 정하는 절차만 남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핵 10.3합의에 따라 북한이 신고서를 제출하면 미국은 이에 상응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는 절차(의회 통보)에 착수해야 한다.

북한이 핵신고서를 제출하면 의장국인 중국은 이를 참가국들에게 회람시킨 뒤 곧바로 6자회담을 개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핵신고서 제출 이전에 6자 수석대표 회동을 갖는 방안도 추진됐지만 일정이 맞지 않아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6자회담은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7월 초에는 재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북한은 신고서를 제출하고 24시간 이내에 영변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하는 이벤트도 펼친다.

이 장면은 미국의 방송사를 통해 생중계될 예정인데, 일각에서는 라이스 장관이 방북해 이 행사에 참석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라이스 장관은 오는 26∼27일 일본에서 열리는 G8 외무장관회담에 참석하며 이를 계기로 한국과 중국도 방문할 예정인데 북한의 냉각탑 폭파 시점도 얼추 비슷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19일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지난달 말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와의 베이징회담에서 라이스 장관의 방북을 요청했다는 보도도 내놨다.

하지만 외교 소식통은 “북한이 라이스 장관의 방북을 요청했다는 말은 금시초문”이라며 “라이스 장관이 냉각탑 폭파 현장에 참석할 가능성도 현재로선 극히 희박해 보인다”고 말했다.

성사 여부를 떠나 라이스 장관의 방북설까지 나올 정도로 북핵 외교가에 낙관적인 기운이 돌고 있지만 차기 6자회담에서는 검증 문제를 놓고 북한과 나머지 참가국들간에 치열한 기싸움이 다시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라이스 장관은 “(테러지원국 해제) 조치가 발효되기 앞서 45일 동안 우리는 핵 신고의 정확성과 완전성을 검증하는 데 있어 북한의 협력수준을 계속 평가, 협력이 불충분하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북한의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방침을 미 의회에 통보하면 45일 이후 효력을 갖게 되는데 그 기간 검증에 대한 북한의 협조가 미흡하다고 평가되면 테러지원국 삭제 방침이 백지화될 수도 있음을 경고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라이스 장관은 “우리는 북한이 서면으로 제출한 대로 북한의 말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면서 “북한과의 합의를 검증하는 게 중대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외교 소식통은 “북한이 테러지원국에서 해제되기 위해 그동안 1만8천여쪽의 핵자료를 제공하고 오랜 난제였던 일본인 납치자 문제의 재조사를 약속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견지해온 만큼 검증에도 적극 협력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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