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신고서 내용 얼마나 공개될까

이르면 내주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북핵 6자회담의 결과로 북한이 제출한 핵 신고서의 내용이 얼마나 공개될 지 외교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 당국자들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회담이 열리면 참가국들의 의견을 들어본 뒤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된 만큼 신고서의 내용은 어떤 형태로든 외부에 알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소식통은 1일 “아무리 숨기려 해도 숨길 수 없는 것들이 있는데, 북한의 신고서 내용이 바로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6개국이 신고서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안유지’가 사실상 어려운 만큼 아예 회담 도중에 신고서의 내역을 일정수준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또 공식 신고서 외에 북한이 미국측에 제출하는 비공식 합의의사록의 내용도 골자 정도는 공개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정부관계자는 “핵 신고서에 대한 일각의 비판론 등을 감안할 때 최선의 길은 정확한 신고내용을 공개하고 이해를 돕는 것”이라면서 “가급적 투명한 과정을 거쳐야 6자회담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넓히는데 유리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북한이 의장국 중국에 제출한 약 60쪽에 달하는 신고서에는 북한의 핵관련 시설목록과 플루토늄 추출량 및 사용처 등이 담겨 있다.

핵무기 개수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핵무기 개발에 사용한 플루토늄 양은 신고돼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 개수를 추정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외교가의 시각이다.

또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과 핵확산 의혹 등은 공식 신고서에 일부 언급이 있기는 하지만 중요한 내용은 북.미간 비공개 합의의사록에 별도로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28일 한미외교장관 회담이 끝난 뒤 기자회견을 통해 핵 신고서에 “HEU(고농축우라늄)와 핵확산활동에 대한 내용도 들어가 있지만 우리가 필요한 충분한 답은 담겨있지 않다”고 말했다.

신고서 내용이 공개될 경우 핵심은 북한이 밝힌 플루토늄 추출.생산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신고서에서 지금까지 추출한 플루토늄 양뿐만 아니라 재처리 과정에서 손실된 플루토늄 양과 아직 재처리를 거치지 않아 농축이 되기 전인 플루토늄 양까지 모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이와 관련, 북한이 추출한 플루토늄이 약 30㎏이며 재처리 전으로, 사용 후 연료봉 안에 보관된 양(8㎏)과 핵 시설의 장비 안에 남아있는 양(6㎏)까지 모두 포함한 플루토늄 양은 총 44㎏이라고 28일 보도하기도 했다. 또 다른 언론들도 다른 수치의 플루토늄 생산량 등을 전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들은 “신고서 내용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정직하게 신고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이나 미국 등의 정보당국이 추정한 플루토늄 생산량(35∼60㎏)과의 차이도 신고서 내용의 정확성에 따라 용인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른바 2차 핵위기의 발발원인이 됐던 UEP문제와 핵확산 의혹의 경우 ‘간접시인’ 방식으로 처리했다는 비공개 합의의사록의 내용이 ‘이 정도면 의혹을 해소할 수 있다’거나 ‘현 단계에서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이다’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 소식통은 “어차피 신고서 내용은 추후 엄밀한 검증 대상”이라면서 “따라서 신고서 내용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기보다는 향후 철저한 검증 메커니즘 구축에 주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은 테러지원국 해제 조치가 발효되는 8월10일 전까지는 검증 체계가 확립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스 장관은 28일 회견에서 “검증 프로세스가 곧 시작될 것이며 6자 모든 당사국들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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