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시설 폐쇄, 동결과 어떻게 다른가

국제원자력기구(IAEA) 대표단의 방북을 계기로 영변 핵시설 폐쇄가 현안으로 대두하면서 앞으로 진행될 폐쇄와 봉인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과 의미를 담고 있는 지가 관심을 끌고 있다.

북핵 2.13합의에서 규정한 ‘폐쇄(shut down)’는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 당시 채택됐던 ‘동결(freeze)’의 개념과 유사점과 차이점을 함께 안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폐쇄’라는 용어는 클린턴 행정부 때 이뤄진 제네바 합의를 ’실패작’으로 규정한 부시 행정부의 정서가 녹아들어간 것으로 외교가에서는 보고 있다. 전문적 영역으로 들어가면 동결과 실질적인 차이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때문에 폐쇄는 제네바 합의와의 차별화를 위해 이름만 바꾼 것일 뿐이라는 냉소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정부 당국자도 2일 “플루토늄의 추가 생산이 안되게끔 원자로와 재처리 시설의 가동을 중단한다는 점에는 동결과 폐쇄에 차이가 없다”면서 “기술적으로 어떻게 다른지는 북측과 협의한 IAEA측의 설명을 들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동결 상태에서 재가동하려면 스위치만 올리면 되지만 폐쇄 상태에서 재가동하려면 봉인을 뜯고 문을 여는 등 절차가 필요하기에 일이 좀 더 번거로워지는 등의 차이가 존재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2002년 고농축우라늄(HEU) 의혹으로 제네바 합의가 파탄에 이르렀을 때 북한은 영변 원자로 재가동을 선언한 뒤 이를 즉시 행동으로 옮길 수 있었지만 폐쇄 상태에서는 즉각적인 재가동이 어려워 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폐쇄와 동결은 이처럼 실질적으로는 그 의미 차이가 미미하지만 상징성 측면에서는 간극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조기에 불능화(disablement) 단계로 나가자는 관련국들의 희망과 달리 폐쇄 상태가 길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단순한 동결 보다 더 나아간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한발 앞을 예측할 수 없는 북핵 협상의 특성상 의미가 있다는 시각이 그 배경이다.

또 폐쇄.봉인을 함으로써 핵시설 가동중단 상태를 보다 확실하게 유지한다는 의미도 적지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폐쇄를 하고 봉인까지 하게 되면 북측 전문요원들의 원자로 접근도 IAEA측에 의해 제한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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