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시설 `불능화’-`신고’ 병행 추진 배경

북핵 6자회담에서 북한 핵시설의 불능화와 핵프로그램 신고를 병행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과 미국, 일본 등을 중심으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진 이 방안은 북한의 반응이 변수이긴 하지만 방코델타아시아(BDA)를 둘러싼 갈등이 해소된 긍정적 분위기를 발판으로 이번 6자회담에서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관측이다.

`2.13합의’에는 북한이 핵시설 폐쇄 및 불능화,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초청 등 초기조치를 이행한 후 핵프로그램 신고와 불능화를 하도록 돼 있다.

신고와 불능화의 순서가 합의문에 적시되지는 않았지만 일반적인 핵폐기 절차인 `동결-신고-검증-폐기’의 수순에 따라 신고를 한 뒤 폐기에 해당하는 불능화 수순으로 갈 것이란 관측이 많았었다.

하지만 이 같은 전망과 달리 사실상 동결에서 `신고-검증’ 과정을 뛰어넘어 불능화로 직행하는 방안이 추진되는 것은 모든 핵프로그램 신고 과정에서 북한과 다른 참가국들 사이에 적잖은 갈등이 생길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이 신고 목록에 포함된다 하더라도 이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북.미 간 줄다리기가 벌어질 수 있는 것은 물론 핵무기 신고 문제도 언제든지 터질 수 있는 민감한 이슈여서 신고 과정에서 상당히 지체될 수 있다.

북한이 IAEA의 참관 아래 핵시설 폐쇄 및 봉인을 한다면 이 시설들은 사실상 `신고-검증’ 절차를 거쳤다고 볼 수 있다는 게 회담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따라서 불능화 대상 핵시설은 우선 폐쇄 대상과 일치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폐쇄 대상은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에서 동결했던 5MW원자로와 방사화학실험실(재처리시설), 핵연료봉 생산시설, 건설중인 50MW.200MW 원자로 등 5개다.

이 중 북한의 작년 10월 핵실험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고 `2.13합의’에도 불능화하도록 명문화 한 5MW원자로와 방사화학실험실 등 2개 시설이 최우선 불능화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한.미.일 등은 불능화 조치를 신속히 추진하기 위해 이번 회담에서 `불능화 착수 시기’를 확정하기로 하고 목표시점으로 올 상반기를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한이 플루토늄을 추가 생산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문제”라며 “불능화를 완료하는 것 못지않게 착수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