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보유 고집시 대가 분명히 제시해야”

윌리엄 페리 전(前) 미 국방장관은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과 북핵협상에서 핵포기에 대한 인센티브와 더불어 북한이 핵보유를 고집할 시 그에 따른 대가가 무엇인지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페리 전 장관은 이명박 정부 출범 1주년을 기념해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와 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공동 주최로 2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글로벌 코리아 2009’에 ‘국제외교 안보 질서와 한국의 역할: 한반도의 평화 실행방안’ 주제발표에서 북한의 핵무기는 외교적 노력을 통해 해결될 수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페리 전 장관은 제1차 북핵위기 시기인 1994년 북한과의 협상을 상기하며 당시 북한의 플루토늄 생산을 용납할 수 없어 군사행동까지 포함된 한반도에서의 전쟁위험이 있었지만, 외교적 노력으로 해결했다며 지금의 북핵위기도 외교적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후 “외교적 노력은 중단됐다”며 이란이 북한의 뒤를 따라 핵무기 개발에 나서는 등 “오히려 퇴보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플루토늄을 생산하고 핵실험을 단행한 것은 냉전 이후 가장 심각했던 외교 실패”라고 평가하면서 북한을 따라 핵개발을 시도하는 국가가 확산될 것이고, 한국, 일본 등 인접국에서 위협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페리 전 장관은 새롭게 임명된 스티븐 보즈워스 북한특사에 대해서는 “북한의 핵무기를 포기하게 하는게 (그의) 과제”라며 “과거 북한은 6자회담 협상국간의 균열을 일으키는데 성공했는데, 이를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즈워스는 특사는 “북한의 위협에 대한 한미일의 공동의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하고 “자신이 원하는 북한이 아닌 있는 그대로 (북한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페리 전 장관은 오바마 취임 첫 해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후 “오바마는 핵무기의 장기적인 위협을 막고, 포괄적 핵무기 금지조항을 비준하는 한편 국제원자력기구(IAEA) 강화를 위해 국제협력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페리 전 장관은 ‘강력한 군대보다 더 강한 것은 시기가 맞는 정책을 가진 사람’이라는 빅터 휴고의 말을 인용하면서 북한, 이란 등 전 지구적 핵위협을 봉쇄하기 위한 노력을 위해 리셋(재시작)버튼을 눌려야 할 때라며 대화와 외교적 노력을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