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문제만 풀리면’…대북 투자 눈독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북한 핵문제가 외국 투자가들 눈에는 어떻게 비쳐지고 있을까.

의견이 분분하지만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는 북핵문제가 술술 잘 풀리게 되면 외국 투자가 가속화될 것이라는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현재 외국 기업들이 북한에 눈독을 들이는 분야는 풍부한 원광석과 제조업 분야로 좁혀진다.

아울러 상당한 연출력과 풍부한 노동력이 필요한 애니메이션 영화 제작산업도 투자대상 1호로 부각될 개연성이 높다.

이들 투자가의 계산은 북한의 대표적 자원인 철광석을 수입하거나 상대적으로 값싼 노동력을 이용해 차별화된 상품으로 승부를 걸어보자는 심산이다.

게다가 서서히 외국 투자를 받아들이고 자국 경제를 개방하려는 최근 북한 정부의 유연한 태도도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11일 “외국 투자가들은 북핵 문제가 여전히 정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도 대북 투자에 서서히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북핵 4차 6자회담이 진전될 조짐을 보이자 상당수 아시아 및 서방 투자가들이 북한측 태도에 주목하고 있다는게 이 신문의 분석이다.

싱가포르 출신 변호사 켈빈 치아의 증언은 이런 면에서 적잖게 참고가 된다. 북한내 영업허가권을 따내려는 외국 변호사들 중 한명인 그는 지난 5월 인도네시아 광산업자들과 함께 투자 여행길에 올랐다.

이들은 평양 인근 광산을 방문했는데 무엇보다 북한 관리들의 환대에 놀랐고 광산지대의 간선 도로와 전력 인프라가 예상보다도 훨씬 양호하다는 사실에 또한번 놀랐다고 한다.

치아는 “지난해 10월 평양에서 사무실 운영 허가권을 받아낸 이래 유럽과 동남아, 호주의 20여개 기업들이 대북 투자에 관심을 표명해 왔다”고 전했다.

그 뿐만 아니라 북한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관에 투자촉진사무소를 개설할 계획을 갖고 있다는 입장을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북한은 지난해 개정 외국인 투자법을 최고인민회의에서 통과시켰고, 이를 통해 외국 투자 조건을 완화하고 일부 기업에 한해 외국인의 완전한 소유권을 인정하는 조치를 내렸다.

또 외국 바이어들이 개성공단을 방문할 수 있도록 최근 비자를 허용하기 시작했고, 지난 7월 중순 현재 독일과 일본, 중국, 호주 등 사업가들이 신청한 비자 19건이 허가됐다고 한다.

한편 서울에서 컨설트 업체를 운영중인 토니 미셸씨는 오는 9월 투자 활동의 일환으로 8명의 투자가들과 함께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다.

1차 북핵위기가 몰아닥쳤던 지난 1993-1995년 상당수 외국 기업인들을 북한에 소개시켰던 그는 “투자가들이 최근들어 그때와 맞먹을 정도의 관심을 다시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미국이 대북 경제 제제를 중단할 경우 북한은 좋은 투자처로 부상하게 될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다만 대북 투자를 염두에 두고 있는 사업가들은 과거의 쓰디쓴 실패경험을 교훈삼아야 한다는게 그의 지적이다.

지난 1990년대초 미셸씨가 소개한 기업들 중 대동은행 1개만 생존했을 뿐 태국 기업인 노스 이스트 아시아 텔레콤 등 나머지는 모두 도산을 면치 못했다.

아닌게 아니라 외국 기업의 대북 신규 투자는 지난 2002년 북한이 미국측에 핵개발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고 실토한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하지만 북한의 외국인 투자 개방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중국의 대북 직접 투자 규모는 급성장세를 기록했다.

북한경제 전문가들은 “지난해 중국의 대북 직접 투자 규모는 2003년 130만달러에서 1억7천300만달러로 늘었다”고 밝혔다.
중국의 이같은 투자 증가는 북한의 자원, 특히 철광석 확보에 큰 목적이 있다는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와함께 애니메이션 분야도 유망 투자처가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물론 그 계기는 광복절 60주년을 앞두고 12일과 15일 각각 남북한에서 동시개봉되는 ’왕후심청’이 만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서 기획만 3년, 북한에서 제작 3년, 이후 작업 1년 등 총 7년에 걸쳐 이 영화를 만든 넬슨 신 감독은 “북한 애니메이션 시장에 시장경제 원리가 도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로이터는 북한의 애니메이션 연출 수준이 상당한데 비해 노동비는 중국의 7분의 1 수준에 머물러 있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부시 행정부에 의해 ’폭정의 거점’으로 낙인찍힌 북한의 입장에서 애니메이션 산업은 이미지 변신의 좋은 기회이며 실제 외국 투자가들에게 상품으로 판매할 가능성이 있는 분야라는 설명이다./워싱턴=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