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기술진 전격방북..불능화방법 합의하나

오는 11∼15일 북한 영변 핵시설을 방문하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3국 기술자들로 구성된 실무기술팀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북측 기술자들과 만나 핵시설 불능화 방법에 합의하는 것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10명 안팎으로 꾸려질 것으로 알려진 기술팀은 영변 핵시설을 직접 둘러보고 이 시설들을 운영하는 북측 책임자들과 불능화 방법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기술팀이 북측과 불능화 방법을 논의할 시설은 ▲핵연료봉 공장 ▲5MW 원자로 ▲재처리시설 등 3곳이 될 것으로 보인다.

건설 초기에 공사가 중단된 50MW 원자로와 200MW 원자로는 가동할 수 없는 시설이니 불능화할 필요가 없다는 게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이번 기술팀의 방북에서 불능화방법에 대해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 일단 우세하다.

지금까지 회담테이블에서 주로 외교관들끼리 논의했던 `불능화’를 대상시설이 있는 현장에서 기술자들끼리 의논하기 때문에 구체적 결과물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북한이 기술팀을 영변까지 초청해 시설 하나 하나를 살펴보게 할 정도로 강력한 불능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북한이 자신들에게 가장 민감한 핵시설을 오픈한 것은 정치적으로 상당한 의미가 있다”며 “북측이 이렇게까지 나오는데 성과가 없을 것이라고 믿을 이유는 없다”고 불능화 합의에 무게를 실었다.

하지만 불능화 방법이 영변 5MW원자로를 예로 들면 연료봉을 제거하고 여기에 콘크리트를 붓는 등의 `폐기’에 가까운 방법에서부터 일부 부품을 제거하는 등 상대적으로 원상 복구가 쉬운 방법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하다는 점에서 의외로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북한이 기술팀을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이미 북한과 나머지 국가들 사이에 어떤 수준의 불능화를 할 것인지에 대한 `정치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기술팀은 불능화의 방법과 함께 누가 불능화를 진행할 것이냐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과거 사례를 보면 핵시설을 운영해 온 국가에서 직접 불능화를 하고 다른 핵보유국들이 이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정부 고위당국자는 “북한은 다른 나라에서 와서 불능화를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방북 기술팀이 북측과 핵시설 불능화 방법 및 주체에 대해 합의하면 그 직후에 열릴 것으로 보이는 6자회담에서 참가국들은 이를 공식 추인, 합의문에 담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방북 기술팀에 우리나라가 참여하지 않고 핵보유국들로만 구성되는 것은 핵시설 불능화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핵기술에 대한 기밀사항을 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외교소식통들은 설명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