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과 평화, 경협·인권이 회담성패 좌우”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정치권과 NGO,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에서 ‘핵과 평화, 경협과 인도주의’ 문제 진전을 회담 성패의 관건으로 주목했다.

보수 진영에서는 국민들의 동의 없는 남북한 합의나 올해 말 대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치적 이슈 논의, 차기 정권에 부담이 될 수 있는 선언들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통합신당 최재천 의원은 눈높이를 낮추돼 보수와 진보를 막론해 제기되는 대부분의 이슈들을 북측에 제기하고 기록에 남겨서 불필요한 정쟁을 예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

권영세/국회 통외통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

노무현-김정일 양 정상의 만남인 만큼 공허한 구호보다든 실질적으로 만져질 수 있는 사안들이 논의돼야 한다. 평화체제나 통일방안과 같은 뜬구름 잡는 식의 회담이 되어선 안 된다.

북한인권 개선문제나 납북자 및 국군포로 문제, 이산가족상봉 문제 등이 기본적으로 전제되어 이야기 되어야 할 것이다. 한민족이나 공동체 등과 같은 추상적이고 민족주의적 감정에 호소하는 듯한 결론을 이끌어선 안될 것이다.

특히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이는 남북경협에 있어서도 차기 정부에 지나치게 부담되는 것은 논의는 할 수 있으나 합의에 이르러서는 안 된다. 차기 정부가 추진해야 할 것들은 차기 정부에서 새롭게 논의되어야 한다.

최재천/국회 전 통외통위 소속 대통합신당 의원

역사적인 정상회담에 바라는 눈높이를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참가자 스스로나 반대하는 사람들도 눈높이를 높이면 잘 안될 것이다. 양 정상의 만남 자체가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다. 그래야만 찬성, 반대 등 불필요한 정쟁에 휘말리지 않을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모든 의제를 토론의 대상으로 테이블 위에 올려야 한다. 예를 들어 비핵화를 평화의 조건으로 삼는 한나라당의 주장이나 전쟁위험이 없는 것을 평화의 조건으로 삼는 다른 조직의 주장 모두를 의제화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알려야 할 것이다.

경협, 평화체제, 북핵문제는 삼위일체로 공동성명에 반드시 포함해야 하고, 북핵폐기 방식에 대해서는 집중 쟁점토론이 되어야 한다. 보수 진영의 납북자 문제나 북한 인권문제 등에 대해서도 합의는 어렵겠지만 전달은 되어야 한다. 더불어 일본의 납치자 문제와 미사일 발사에 대한 우려 등 주변국의 입장도 전달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납북자, 이산가족, 북한 인권문제, 남남갈등 등을 테이블에 올려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기록에 남겨야 한다. 그 동안 여러 회담을 통해 이런 문제를 제기했지만 김 위원장에게 잘 전달됐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양 정상이 만난 자리에서 알려줘야 한다.

[전문가]

김태효/성균관대 국제정치학과 교수

정부는 이번 회담을 남북한 평화화해를 통해 통일로 나아가기 위한 정상회담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반도 평화는 북한의 완전한 핵 해체와 남북간 군사신뢰가 형성 속에서 시간을 두고 이루어져 할 문제다.

임기도 얼마 안남은 지금 정권이 나서는 것이 걱정스럽다. 또 지금으로써는 불능화에 대한 구체적 계획도 세워져 있지 않은 상태다. 더욱이 불능화가 된다 해도 핵폐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정상회담에서는 단계적인 평화정착을 위해 원론적인 의견교환과 탐색을 해야 하는데 이번 회담은 뭘 터뜨려서 큰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 정치적 파장과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 같다. 남북간 이뤄진 합의는 차기 정부에서 타당한 검토와 분석을 통해 실현 여부를 따져 봐야는데 현 정권이 떠넘기기식 추진이 우려스럽다.

유호열/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현재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이슈는 북한의 비핵화라고 볼 수 있다. 북한이 비핵화를 달성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면 하루속히 완벽한 비핵화를 완료해 한반도 평화와 남북한 교류가 이뤄지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번 회담을 통해 북한이 정상국가로 복귀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이 정치적으로 활용 되서 남한의 대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불필요한 요인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국민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 약속이나 걸러지지 않는 합의는 성급하게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당부하고 싶다.

[시민사회]

김윤태/북한민주화네트워트 사무총장

이번 회담에서는 크게 3가지가 다뤄져야 할 것이다. 먼저 북한이 핵을 포기할 때 진정한 한반도 평화가 도래하고, 경제교류가 획기적으로 늘어날 수 있을 것임을 설득해야 한다.

두 번째로 국제사회의 우려가 심각한 북한주민들의 인권문제에 대해 해결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국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을 한다는 조건아래 북한의 개혁.개방을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도희윤/피랍탈북인권연대 대표

이번 회담은 민족적 숙원의 문제인 납북자문제, 북한인권문제, 북한 핵문제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할 수 있는 조건을 못 갖추고 있다고 생각해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국민들의 혈세가 엄청나게 들어가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결과물을 가져와야 할 것이다. 그 결과물이 북한 인권문제, 납북자문제, 핵문제 등의 해결이라고 생각하며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될 때 단지 선언적 평화가 아닌 진정한 한반도의 평화가 가능할 것이다.

이옥철/납북자가족협의회 대표

회담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납북자 가족들은 잠도 설치고, 밥도 안 먹으며 TV 앞에 모여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번 회담을 간절한 마음으로 지켜볼 것이다. 고령화된 납북자들을 생각할 때 이번 회담이 사실상 살아있는 가족들을 볼 수 있는 길을 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 생각한다.

정부가 이런 가족들의 아픔과 간절함을 헤아려 이번 회담에서 꼭 잃어버린 가족을 찾을 수 있는 해결책을 만들어줄 것을 소망한다. 이번에 해결하지 못한다면 다음 정상회담이나 장관급회담에서 해결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줘야 한다.

북한의 정치적 입장을 이유로 해결이 정말 어렵다면 부디 구체적인 생사확인만이라도 가능하도록 해주길 간절히 기대한다.

박은재/대학생유권자행동위 위원장·전북대 총학생회장

한국정부는 자국민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또 국제적으로 인식되는 경제적 수준이나 민주의식 성장 정도에 걸맞는 국가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북한주민의 인권문제와 납북자 문제에 대해 당당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이번 회담에서 이러한 문제들이 의제화되어 실제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회담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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