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공관 탈북자 관리에 ‘이중고’

주중 한국대사관에서 작년 12월 발생한 탈북자들의 절도.도주사건은 탈북자 관리에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다.

정부는 그동안 탈북자들이 해외공관에 신변보호를 요청해올 경우 원칙적으로 전원수용해 위장탈북 여부를 조사한 뒤 한국행이 성사될 때까지 보호해왔다.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사선을 넘어온 탈북자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였다.

물론 우리 헌법이 북한 주민도 대한민국 국민으로 규정하고 있는 만큼 당연한 조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해외공관에서 탈북자들의 신변안전을 도모하고 이번 사건과 같은 불상사를 방지하기엔 제반 여건이 여의치 않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우선 공간확보가 고민거리다.

정부 당국자는 6일 “대사관이나 영사관(부)이 아닌 제3의 건물에서 탈북자를 보호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지만 상황이 이를 허락하지 않는다”면서 “베이징의 경우 영사부 시설의 일부를 탈북자 시설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양 등 중국내에서 탈북자들을 보호하고 있는 다른 공관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직원들의 업무구역과 탈북자 생활구역을 격리시켜 놓고는 있지만 인접해 있는 경우가 많아 탈북자들이 마음만 먹으면 큰 제지없이 업무구역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것.

정부 당국자는 “영사부에 머무는 탈북자들이 무단으로 사무실을 출입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해왔으나 이번 사건이 발생한 뒤 정밀조사를 해보니 미비점이 있었다”고 실토했다.

이번 사건을 일으킨 탈북자들도 야밤에 사무실을 침입해 영사부 컴퓨터의 저장매체를 훔쳐서 달아났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탈북자들이 공관내에서 생활하는 동안 이들의 생활을 돕고 지도.안내할 전담인력이 충분하지 않은 점도 문제다.

주중대사관 영사부의 경우 한국행을 기다리는 탈북자들이 늘 수십명 규모로 대기하고 있으나 전담요원은 3명뿐이어서 3교대로 근무를 하고 있다는 것.

물론 낮시간엔 영사부 직원들도 있는 만큼 탈북자들이 사무실에 접근하기가 어렵지만 밤시간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외교통상부는 사건이 발생한 뒤 곧바로 2차례 현지조사단을 파견, 사건이 발생하게 된 배경을 조사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시설보안, 근무수칙 개선 등 후속조치를 취했다.

정부 당국자는 “중국내 다른 지역의 공관들도 탈북자들을 보호하고 있기 때문에 지시를 내려서 시설보안을 강화하고 업무수칙 등을 점검, 조치를 취해나가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또 “이번 사건에도 불구하고 한국행을 희망하는 탈북자를 모두 수용한다는 정부의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다만 미비점이 발견됐기 때문에 재발방지를 위해 관련조치들을 철저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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