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법없는 ‘대북전단’..남남갈등만 고조

일부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삐라) 살포 문제가 보혁갈등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애초 전단을 보내는 일부 민간단체와 이를 말리는 정부 간 줄다리기로 비춰졌던 이 문제가 이제는 정치권과 시민사회내 진보-보수간 갈등의 소재가 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0월 북한이 군사실무회담을 통해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삼은 이후 정부는 남북관계에 미칠 악영향을 고려해 해당 민간단체들에 전단살포 자제를 요청했다.

그러나 정부의 거듭된 자제요청에도 불구하고 민간단체의 전단살포는 계속됐고 그런 와중에 북한이 개성관광.남북열차 중단, 남북간 통행.체류 제한 등 ‘12.1 조치’를 단행했다.

상황이 더욱 악화되자 일부 전단 살포 단체는 ‘더이상 북에 기대할 것이 없다’며 ‘공세’를 더욱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진보 진영에서는 삐라를 남북관계 악화의 주요인으로 지목하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전단 살포를 강행한 한 시민단체의 성격을 놓고 여야간 ‘매국.애국단체’ 논쟁이 벌어지는가 하면 전단 살포를 신고사항으로 바꾸는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을 둘러싼 논란도 일고 있다.

특히 2일에는 임진각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강행하려던 자유북한운동연합과 납북자가족모임 등 보수단체 회원들과 이를 저지하려던 진보단체 회원간에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행동본부 등 30여개 보수단체들이 전단 살포 동참을 선언하면서 그 파장은 더 커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전단 살포 문제가 보수와 진보간의 ‘남남(南南)갈등’으로 비화되는 양상을 띠자 정부는 남북관계를 둘러싼 국론분열을 우려하며 상황을 진정시키려 노력하는 모습이다.

김하중 통일부 장관은 2일 “(남북관계가 어려운) 이 상황에서 국민 여론이 갈리고 남남갈등을 빚는다면 정부가 일관되게 나아가기가 어려우며 북한에도 잘못된 메시지를 줘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3일에는 대북 전단 살포가 남남갈등을 일으키는 측면이 있다며 보수단체들이 전단 살포에 가세할 움직임을 보이는데 대해 “그 경우 북한이 원하는 남남갈등으로 발전되는 것”이라며 “해당 단체들이 이성적으로 행동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는 앞으로도 계속 전단 살포 단체들을 설득해 나간다는 방침이지만 법률검토를 해봐도 법적 제재 근거가 마땅치 않고 교류협력법을 개정하는 것도 쉽지 않아 뾰족한 해결방안은 없는 형편이다.

일부에서는 통일부 장관이 직접 나서서 말리라는 지적도 나오지만 이 경우 보혁갈등을 더 크게 조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쉽지 않을 전망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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