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박씨 질병사’ 靑보고 경위 설명

금강산에서 북측 초병의 총격으로 숨진 박왕자(53.여) 씨의 사인을 ‘질병사’로 청와대에 보고, 정부의 초기 대응에 혼선을 초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합동참모본부가 14일 청와대 보고경위를 시간대별로 자세히 설명했다.

합참에 따르면 통일부는 박 씨가 북한군 총격으로 사망한 지 6시간 35분 만인 지난 11일 오전 11시25분 강원도 동해선 출입사무소(CIQ) 군사상황실로 “환자로 인한 긴급 입경”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 공문을 접수한 CIQ의 상황장교(소령)는 공문에 첨부되어야 하는 환자진단서가 없는 것을 확인했다. 남방한계선의 통문으로 긴급히 이송해야 할 환자가 발생하면 환자진단서를 첨부하는 것이 관례다.

CIQ 상황장교는 금강산관광 사업자인 현대아산 간부에게 전화를 걸어 환자진단서가 첨부되지 않았음을 알리고 환자의 상태를 문의했다고 한다.

이에 현대아산 간부는 “환자가 아니고 죽은 것 같다. 병명은 모르고 전화도 안된다”고 답변했다고 합참은 전했다.

북측 금강산 담당기관인 명승지개발지도국이 같은 날 오전 9시20분께 현대아산에 이번 사건을 통보하고 ‘현장을 확인하고 시신을 인수했으면 좋겠다’는 연락을 취했던 만큼 이 간부의 답변은 석연치 않았다.

그러나 당시 박씨 사정을 전혀 몰랐던 CIQ 상황장교는 전례에 비춰 긴급히 이송되는 사람이 ‘질병사’했다는 인식을 갖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어 CIQ 상황장교는 오전 11시37분 북측 CIQ 군사상황실로 “사망자로 인한 긴급 입경” 통지문을 발송했다. 긴급 후송자가 있어 남쪽 통문을 개방하려고 하니 북쪽 통문도 열어달라는 통보인 것이다.

오전 11시40분 CIQ 상황장교는 합참 군사상황실의 상황장교(중령)에게 그간 발생한 일을 최초 보고했다.

보고를 받은 합참 상황장교는 “사망원인은 무엇이냐”고 물었고 CIQ 상황장교는 “질병인지 무엇인지 확실하지 않다”고 답변했다.

10분 뒤인 오전 11시50분 청와대 통일비서관실의 실무자가 합참 상황장교에게 전화를 걸어 “특이사항 없느냐. 금강산지역의 특이사항 없느냐”고 문의했다.

이 전화를 받은 합참 상황장교는 “관광객 사망이 질병에 의한 사고인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동해선 CIQ 근무자로부터) 들었으니 확인해서 알려주겠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

합참은 오전 11시55분 국방부로부터 ‘피격에 의한 사망’ 사실을 인지했지만 청와대도 관련 사실을 당연히 보고받았을 줄 알고 정정보고를 하지 않았다.

합참 관계자는 “당시 정식보고 절차가 아니었으며 실무자끼리 이야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씨의 시신은 통일부와 CIQ, 현대아산, 합참, 국방부, 청와대 간에 이처럼 긴박한 연락이 오고간 뒤인 오후 1시10분께 동해선 CIQ에 도착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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