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조사결과 발표 침통한 분위기 속 진행

7일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 열린 합동조사결과 발표는 천안함 생존 승조원이 참석한 가운데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


생존장병이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꺼리고 있어 함장 최원일 중령을 포함한 장교 몇 명만 나올 수 있다는 예상과는 달리, 이날 수사결과 발표 및 기자회견에는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는 신은총 하사를 제외한 57명 전원이 나왔다.


이날 오전 10시30분 병원 내 강당으로 들어온 장병 중 일부는 휠체어를 탄 상태였고 일부 환자들도 목 보호대나 상반신.팔 등에 깁스를 하고 있거나 목발은 짚고 있었다.


가슴에 이름표를 단 장병은 기자석을 바로 보고 15석씩 4줄로 마련된 의자에 차례로 앉았다.


이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큰 외상이 없었지만 모두 어두운 표정으로 시선을 피하거나 눈을 아래로 내리깔고 있어 심적으로 많이 괴로운 상태임을 짐작게 했다.


국방부 원태재 대변인의 모두발언에 이어 합동조사단 대변인 문병옥 준장이 사고 경위와 당시 상황을 시간대별로 설명할 때는 일부 장병이 다시금 그때 기억이 떠오르는 듯 침통한 표정으로 눈가를 훔치거나 머리를 잡고 잠시 눈을 감기도 했다.


특히 사고 직후 구조작업에 참여했다가 지난 2일 국군수도병원에 입원해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최 함장은 그간의 마음고생을 보여주는 듯 지난달 27일 브리핑 때보다 살이 많이 빠지고 초췌한 상태였다.


합동조사단 발표가 이뤄지는 동안 두손을 꼭 모은 장병이 있는가 하면 의자 손잡이를 꼭 쥐고 있는 장병들도 눈에 띄는 등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기자회견이 시작되자 이들은 자신의 임무와 관련됐거나 비교적 알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차례대로 비교적 차분하게 답변했다.


그러나 이들은 사고 원인과 사고 이전 상황에 대해 “자세히는 모르지만 외부충격이라고 생각한다. ‘쾅’ 소리와 함께 몸이 붕 뜨고 정전이 돼 암흑상태였다. 정신차려보니 (함체가 90도가량) 기울었다” 등으로 그간 군 발표를 되풀이하는듯한 답변으로 일관, 궁금증과 의혹을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했다.


이들은 사고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과 구조 순간 등에 관해서는 상대적으로 긴 시간을 할애해 자세히 설명했지만 사고 원인에 대한 견해, 함체 결함 여부 등 민감한 질문에는 “군 조사결과를 봐야 안다. 자세히 기억이 안난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이들은 또 회견 중에 “꽝 소리를 듣고난 다음 물기둥을 봤거나 다른 이상징후는 없었냐”는 거듭된 질문에 여러 장병들이 답변을 하며 “특이점은 없었다”며 취재진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기관장 이채권 대위는 “특별한 일 없었다. 상황이 있으면 고속추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제가 기관조정실에 있어야 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꽝 소리 이전에 아무 일이 없었다고 확실하게 증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장병도 “함교 우현 격실을 맡고 있다. 바깥 우현에서 외부를 관찰하는 역할을 한다. 물기둥같은 특이점은 없었다. 꽝하는 소리와 심한 진동을 느꼈다”고 일축했다.


최원일 함장은 ‘어뢰나 기뢰에 의한 사고가능성을 어떻게 보나’는 질문에 “정말 답답한 심정이다. 세상이 생명과 같은 천안함을 제발 있는 그대로 이해해줬으면 감사하겠다. 아직도 옆에있는 듯 장병들이 가슴에 묻혀있다. 누구보다 슬퍼할 실종자 가족들 생각 뿐이다”라며 새삼 힘들었던 기억이 떠오르는 듯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최 함장은 회견이 끝나고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사고 순간과 실종되거나 희생된 장병들이 생각나는 듯 끝내 눈물을 쏟았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목 보호대나 상반신.팔 등에 깁스를 한 일부 장병들은 건강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듯 힘들어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1시간 가량 진행된 회견을 힘겨워하던 일부 장병은 장시간 앉아있는 것에 대해 불편함을 호소, 의료진이 회견 중간에 안정을 취하도록 도움을 주기도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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