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랜드연구소의 수석정치학자인 함재봉 박사는 4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방북한 것은 “북한과 대화하겠다는 미국측의 아주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진단했다.
함 박사는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방북한 것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이 거절하기 힘들 정도로 확실하게 대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함 박사는 이어 “북한은 당연히 최고위급 인사의 방북을 요구했을 것이고 미국 측이 클린턴 전 대통령을 보낸 것은 정말 대단한 결정”이라면서 “오바마 행정부는 그동안 북한에 대해 강력한 성명을 내면서도 항상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 정부 인사가 아닌 민간인 자격의 클린턴 전 대통령을 보낸 것은 여기자들의 석방 교섭이라는 인도적 문제만을 논의하겠다는 의미”라면서 그러나 비공식적으로 다른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이 성사된 만큼 억류 중인 여기자들은 쉽게 풀려날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번 방북을 계기로 북미 간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함 박사는 북미대화가 이뤄질 경우 “미국이 북한의 핵을 인정하면서 대화를 할 것인지. 아니면 북한이 보유한 핵을 폐기하기 위해 대화를 할 것인지가 관심의 초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시 말해 `핵 군축 협상’이 되느냐, 아니면 `핵 폐기 협상’이 되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북한도 “로켓 발사와 2차 핵실험을 통해 어느 정도 핵개발을 했다고 생각하면 미국과의 대화에 순순히 나올 것”이라고 함 박사는 말했다.
그는 또 클린턴 전 대통령이 민간인 자격으로 북한에 간 것으로 알려진 만큼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덧붙였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