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북 경원군 주민들 “거머리는 돈, 몽땅 잡자”








▲모내기가 한창인 북한 신의주 유초리 농장에서 소년들이 개구리를 잡으러 다니는 모습./데일리NK 자료사진


함경북도 경원군에서는 중국에 밀수출할 거머리 잡이가 한창이다.


이 지역 소식통은 29일 “지금 여기서는 거마리(거머리에 대한 북한식 표현)를 잡아 중국에 넘겨 외화벌이를 하느라고 아이건, 어른이건 하루 종일 논에서 산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밀무역을 하는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100g에 인민폐 400원을  주고 있어 경원군 사람들이 그 덕에 쌀을 사먹고 산다”고 전했다. 중국돈 400원은 북한에서 160,000원 정도로 약 쌀 80kg 정도를 살 수 있는 돈이다.


소식통은 “밀무역 업자들이 ‘중국에서 최근 거마리를 이용해 관절염, 허리병 등을 치료하는 데 관심이 많아 거머리가 비싸게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면서 특히 북한산 거머리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것. 

강계원 KAIST 명예교수는 한국산 참거머리의 침샘에서 생리활성 물질을 분리해 ‘거머린’이라는 이름을 붙여 학계에 발표하기도 했다.



거머리 잡이에는 경원군 훈융농장, 중영농장, 사수농장, 하면농장 농장원과 하면탄광 광부들까지 나와 논에서 거머리를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배급된 식량도 모자라 달리 구할 방도도 없는 데다 가격이 좋기 때문에 가족들이 다 나와 거마리 잡이를 하고 있다”면서 “사실 별짓을 다한다는 생각도 하지만 하루 고생하면 며칠 식량을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달라붙는다”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당이 아니라 거마리가 우릴 먹여 살린다. 당이 거마리만도 못하나”라는 말을 한다는 것.



소식통에 의하면 “거마리를 잡다보면 모를 일부 밟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좋지 않게 보기도 한다”면서 “훈융농장에서는 엄마와 둘이 살고 있는 7살 어린애가 찬물에 하루 종일 들어와 거마리를 잡는 것을 보고 혀를 찬다”고 전했다.


모내기가 끝나면 비료 작업 외에는 논에 사람이 들어갈 일이 별로 없는데도 거머리 때문에 주민들이 밤에도 불을 켜놓고 밭에 들어가 있어 가을 작황을 걱정하는 소리가 나온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거머리 외에 밀무역을 위한 다른 부업도 한창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사람들이 부채마와 세신(약초 종류), 황기를 중국에 팔기 위해 산기슭을 다 파헤치고 다닌다”면서 “워낙 약초 채취하는 사람들이 많아 그나마 있는 나무도 제 구실을 못해 비만 오면 토사가 흘러내린다”라고 말했다.


약초 채취 이외에도 북한에서는 족제비나 토끼 가죽을 팔기 위해 이러한 동물을 잡으러 다니는 사람도 많아졌다. 이 소식통은 “족제비 가죽을 중국에 판다고 저마다 족제비를 잡다보니 지금 농장에 쥐가 바글바글하다”며 “식량 부족 때문에 사람들이 한치 앞도 보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