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경도 장마철 되면 ‘아내 팔아 장화산다’ 말 유행

진행 : 매주 수요일 북한 경제를 알아보는 ‘장마당 동향’시간입니다. 이 시간에는 강미진 기자와 함께 북한 장마당 상황 알아볼텐데요. 먼저 ‘한 주간 북한 장마당 정보’듣고 강미진 기자 모시겠습니다.

지난주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북한 장마당에서 팔리는 물건 가격 알려드립니다. 먼저 쌀 가격입니다. 평양에서는 1kg당 5150원에, 신의주에서는 5200원에, 혜산은 55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환율입니다. 달러는 1달러 당 평양과 신의주는 8,200원 혜산은 8,155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옥수수 가격입니다. 평양과 신의주에서는 1kg당 2000원, 혜산에서는 23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돼지고기는 1kg당 평양 14000원, 신의주 14000원, 혜산 15000원입니다. 이어서 기름 가격입니다. 휘발유는 평양과 신의주에서는 1kg당 9300원, 혜산에서는 8500원에 거래되고, 디젤유는 1kg당 평양 5100원, 신의주 5300원, 혜산은 55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 주간 북한 장마당 정보’였습니다.

1. 요즘 무더위에 장마까지 시작됐는데요, 북한도 한국과 비슷하게 무더운 7월말과 8월 초에 장마가 시작됐다고 들었습니다. 이 시간에는 강미진 기자와 함께 무더운 7월에 시장에서 사랑받는 상품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네, 요즘 찜통더위에 장마까지 시작됐는데요, 한국에서는 대부분 가정들에서 에어컨이나 선풍기가 있어서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더위에 시달리는 일은 없지만 북한 주민들은 일터에서도 가정에서도 더위와 씨름해야 한답니다. 더구나 지금 이 시기에는 장마까지 겹쳐서 북한 주민들의 불쾌지수가 상당히 올라가는 시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국 주민들은 더우면 선풍기나 에어컨을 사면되지 하는 생각을 하겠지만 북한 실정으로 볼 때 선풍기 하나를 마련하려고 해도 주민들에게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2.  네, 지하철이나 회사는 물론 식당에서도 에어컨을 마음 놓고 사용하는 한국의 일상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네요, 현재 북한 장마당에서 판매되고 있는 선풍기 가격은 어느 정도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현재 북한 대부분 시장들에서 팔리고 있는 선풍기의 가격은 25만원에서 30만 정도로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한다고 하는데요, 북한 주민들에게 30만 원 정도의 돈은 큰 액수이기 때문에 쉽게 구매를 정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더구나 ‘전기가 자주 오지 않아 늘 사용하는 것도 아닌데’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여러 가지 이유로 구매를 결정하게 됩니다. 애기가 있다든가, 아니면 어르신이 있는 집들도 선풍기 구매를 하지만 애기나 어르신들이 없는 집들도 구매 열의는 높다고 합니다. 더운 것은 애기나 어르신이나 마찬가지이고 어느 연령대를 물론하고 다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3. 생계가 어려운 북한 주민들이 선풍기 한 대를 구매하게 되면 그만큼 생활이 어려워질 수 있겠네요?

네 그렇습니다. 현재 북한 장마당에서 쌀 1kg을 5500원 정도라고 보면 30만원을 하는 선풍기 한 대를 구매하려고 한다면 대략 쌀 55kg에 해당하는 돈을 지불해야 합니다. 보통 한 가정에 4명이 살고 있다고 가정할 때 하루 식량으로 2.5kg의 쌀을 소비하게 되는데, 쌀 55kg으로 25일간의 끼니를 해결하게 된답니다. 그리고 또 이 돈으로 옥수수를 산다면 어떻게 되는지 아세요?

3-1 진행: 잘 모르겠습니다.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네, 무려 130kg의 옥수수쌀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좀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4인 가족으로 계산하면 옥수수 130kg은 무려 52일간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돈이기도 합니다. 이런 수학적 수치를 놓고 봐도 선풍기 한 대를 구매하게 되면 주민들의 생활이 어려워진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거죠.

4. 그냥 어렵다고 할 때보다 구체적인 수치가 제시된 내용을 들으니 북한 주민들이 어렵게 결심하고 선풍기를 구매한다는 것이 명확해지는데요, 오늘은 아침에 비가 와서 그런지 지하철이나 거리에 장화를 신은 남한 주민들이 한 둘씩 보이던데요, 하지만 대부분 주민들은 일상적으로 신던 구두나 운동화를 많이 신거든요, 북한 주민들은 비가 올 때 장화를 즐겨 신는가요?

통상 한국에서 장화는 농·축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일을 할 때 주로 신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비가 오는 날 어린 아이들이 주로 신고 일부 연예인들이나 여성들이 자신의 패션 감각을 뽐내기 위해 신기도 하지만, 잘 포장된 도로와 편리한 교통의 영향으로 비가 오는 날조차도 장화를 신은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누구를 막론하고 비가 오는 날 빗물이 옷에 튀기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별로 없지 않을까 생각하는데요, 특히 북한 주민들은 비포장도로가 대부분인 환경에서 생활하는 것만큼 장화에 대한 사랑은 남다르답니다.
 
함경북도 청진시 송평구역 강덕동에는 “아내 팔아 장화 산다”는 말이 있는데요, 그만큼 장화가 필수일 정도라는 것이죠, 그 지대는 진흙이 많은 땅이어서 비가 조금만 떨어져도 발이 땅에 붙어서 잘 떨어지지 않거든요, 그런데 비가 온다고 생각해보세요, 옷에는 온통 진흙탕 물로 얼룩이 질 정도여서 비가 오는 날을 정말 싫어했다는 것이 그 지역 탈북자들의 말입니다. 이 말은 다른 지역에서도 유행이 되는데요, 방금 이야기한 청진시 송평구역 강덕동뿐 아니라 북한 대부분 지역들이 비포장도로라는 것을 감안하면 전국에서 장화를 구매하려는 주민들은 꽤 많습니다.

5. 정말 북한 주민들로서는 웃지 못 할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좀 전에 선풍기 한 대의 가격이 보통 30만 원 정도라고 하셨는데요, 장화의 가격은 어느 정도인가요?

네, 현재 북한 장마당들에서 판매되고 있는 장화는 북한산과 중국산이 있습니다. 북한 평양과 원산에서 생산하는 북한산 사출장화의 가격은 대략 4~5만원 짜리가 있구요, 어린 아이들 것은 더 비싸다는 것이 소식통의 말입니다. 중국산은 2~3만원짜리도 있는데 중국산보다 북한산이 판매가 잘 되고 있다고 하네요, 중국산은 한 해를 신으면 다음해는 바닥이 뚫려서 물이 새기도 하지만 북한산은 중국산보다 질이 좋기 때문에 3년까지는 문제없다고 합니다. 구멍 뚫린 사출장화는 땜질을 해서 다시 신기도 한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한 번 땜을 한 장화는 땜을 한 주변에 조금만 힘을 줘도 벌어지기도 해 대부분 주민들은 땜질 한 장화는 밭일이나 농촌동원 등 때 사용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북한 주민들에게 장화는 비가 올 때 사용되는 것 외 여러 면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상품이기도 합니다.

6. 북한에서 생산되는 사출장화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설명해주시면 합니다.

현재 북한에선 평양 용성 영예군인공장에서 생산되는 아리랑과 삼일포라는 상표의 장화가 인기가 높은데요, 또 함흥영예군인 수지일용품공장에서 생산되는 사출장화도 있습니다. 평양에서 생산되는 사출장화보다는 고무가 적게 들어가고 수지가 많이 들어간 것으로 쉽게 끊어지거나 찢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색상이나 모양에 있어서는 평양 용성 영예군인공장에서 생산되는 아리랑, 삼일포 상표의 장화보다 낫다는 평가도 있고 또 어린이들의 장화가 대부분 함흥 영예군인 수지일용품공장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질이 낮은데 비해 가격은 높다는 것이 탈북자들의 말입니다. 북한산이 중국산보다 질도 좋고 모양도 예뻐서 좋지만 경제난에 의한 연료부족으로 생산량이 많이 않아 시장에서 판매되는 것도 중국산이 대부분이라는 것이 내부 소식통의 말입니다. 어른용으로는 검정색이나 파란색, 빨간색도 있고 어린이용은 노란색, 풀색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7. 북한에서는 비가 오는 날만 아니라 해나는 날에도 장화를 신는다고 하셨는데 주로 어떤 때 장화를 신는지 궁금합니다.

북한에서는 비가 오는 날은 물론이구요, 비가 오지 않는 날에도 장화를 즐겨 신어 유행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 탈북자들의 이야기입니다. 1년 365일 노동을 해야 하고, 비포장도로가 많은 북한의 실정이 반영된 것으로, 사시사철 이용한다고 해서 ‘사철장화’라는 말까지 돌고 있을 정도입니다. 북한 주민들은 자신들의 어려운 생활을 여러 가지 비유법을 사용하여 당국을 비웃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주민들은 사출장화가 아닌 사철장화라는 말로 때 없이 내려지는 당국의 동원령과 그리고 포장도로 하나 변변한 것이 없는 북한 실정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있는 것입니다.

8. 북한 주민들이 장화를 많이 상용하게 되면 시장에서는 장화가격을 올릴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또한 도시 주민들과 농촌주민들의 장화에 대한 선호도 차이가 있을까요?

주민들의 장화에 대한 요구는 도시나 농촌이나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산골에서 나서 자랐는데요, 산골에서 농촌동원을 비롯하여 여러 동원들이 있을 때에도 장화가 필요하구요, 비가 올 때는 물론 해가 나는 날에도 장화가 필요하답니다. 도시에 사는 주민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는데요, 언젠가 제가 만났던 평안북도 신의주 출신의 한 탈북자는 외출신발은 없어도 장화는 꼭 있어야 하는 필수품이라고 말했는데요, 노동을 하는데 필요하기도 하고 멋으로도 신고 비가와도 신는 다양한 기능을 가진 장화는 인기상품이라고 말하기도 했답니다.
 
북한 주민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강하천정리, 주택건설지원, 농촌지원, 퇴비생산과 운반 등 각종 국가차원의 노동에 동원되는 데다 비포장 길이 많아 장화가 필수품이라는 얘기가 되는 거네요.

9. 남자들은 자전거를 탈 때에도 장화를 즐겨 신는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맞나요?

네 맞습니다. 남성들은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탈 때도 장화를 즐겨 신는데요, 무더운 여름철 장화를 신으면 땀이 많이 나는 불편함이 있지만, 비포장도로 위를 달리면 먼지와 흙이 튀어 옷을 더럽히기 때문에 비가 오지 않는 날에도 장화를 신는다는 것이 주민들의 말입니다. 오토바이를 탈 때 흙과 먼지를 막기 위해 장화를 신기 시작했는데 언제부턴가 멋부리기로 유행돼 직장에 출근하는 남자들이 한여름에 장화를 신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고 북한 내부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하루하루 먹고 살기 위해 치열한 생존투쟁을 벌이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 장화는 완벽한 효자상품인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