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경남도 요덕 정치범수용소(관리소)에 수감된 일가족 4명이 동반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내부 소식통이 3일 알려왔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3일 관련 정보에 밝은 보위원을 통해 “요덕군 산중에 있는 관리소에서 이곳에 온 지 반년 정도 된 일가족 4명이 8월 초에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보위원들의 입을 통해 전해진 내용이기 때문에 그동안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관리소 내에서는 가족도 모두 흩어져서 지내야 했는데 부모가 표창을 받아 하룻밤을 같이 보낼 수 있게 됐는데, 이날 일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북한 정치범수용소는 초기에는 가족도 갈라 놓고 관리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표창이 주어지면 가족이 모여 하룻밤을 보낼 수 있게 허용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가족은 수용소에 들어온 지 6개월에 불과하고 병이나 사고가 없어 관리소 측도 가족이 모여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믿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상은 관리소 생활에 환멸을 느끼고 부모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준비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의 사망 사실은 가족이 모여 하룻밤을 보낸 다음날 근로 시간에도 정해진 장소에 나오지 않자 수용소 관리원들이 집에 찾아가면서 드러났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정치적으로 문제가 됐기 때문에 밖으로 나갈 가망도 보이지 않고 관리소가 너무 견디기 힘들다보니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고 결심한 것으로 보위원들은 보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들의 신상과 죄목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파악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자살 방법은 아버지가 가족의 목을 조르고 스스로 비수를 이용해 목을 찌른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관리소 측은 이들이 죽을 죄를 지은 것을 살려준 은혜도 모르고 반역행위를 했다면서 내부에서 비판 사업을 하고 시체를 신속하게 처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요덕수용소는 2017년부터 일부 수감시설과 생산 건물이 해체되는 등 수용인원을 축소하는 정황이 위성과 소식통 등을 통해 드러난 바 있다. 이번 자살 사건은 요덕수용소에 여전히 새로운 정치범들이 수감되는 등 여전히 운영 중에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