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유럽연합(EU)가 5일(현지시간) 북한의 핵 포기를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가기로 합의했다.
EU와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공동 주최한 ‘아프간 지원 회의’ 참석 계기로 브뤼셀을 방문 중인 윤병세 외교장관은 이날 오후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와 회담을 하고, 북한의 5차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대응 방안 등에 대해 이같이 합의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양측은 우선 북한의 5차 핵실험이 북핵 문제의 엄중성과 대응의 시급성을 그 어느 때보다 분명히 확신시켰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북한의 핵 포기를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새롭고 강력한 대북 제재 결의를 조속히 채택하고 이를 철저히 이행할 수 있도록 긴밀히 협의해가기로 했으며, 주요국들이 독자 제재 및 글로벌 차원의 대북 압박 등 전방위적 노력을 전개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윤 장관은 이 자리에서 그간 EU가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고 포괄적인 독자 제재 조치를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등 국제사회의 대북압박 공조에 적극 동참해왔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EU는 북한의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올해만 모두 다섯 차례 규탄 성명을 냈으며, 지난 5월에는 독자 대북제재안을 발표한 바 있다.
윤 장관은 또 EU가 보유하고 있는 대북 지렛대를 활용한 독자 제재와 외교적 압박 조치를 통해 북한이 비핵화의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다양한 분야에서 압박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외교부는 부연했다.
이와 관련 모게리니 고위대표는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되고 가속화 되는 데 큰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또 EU가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노력에 적극 동참해왔음을 재확인하면서, 향후 새로운 안보리 결의 채택은 물론 기존 EU의 독자적 대북 제재를 보다 강화하고 북한의 핵개발을 겨냥한 EU의 구체적 조치를 검토해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양측은 실질적인 관계 증진 방안과 관련해 제9차 한-EU 정상회담을 내년 중 개최하고 한-EU 고위정치 대화 등 다양한 협의 채널을 정기적으로 가동하는 등 북핵 위협 대응을 포함한 지역·글로벌 분야에서의 협력을 심화, 확대해가기로 했다.
한편 이번 한-EU 외교장관회담은 지난 2014년 11월 모게리니 고위대표가 취임한 이후 6번째 공식 회담이다. 외교부는 이번 회담에 대해 “북한 핵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데 있어 한미일과 함께 강력한 축을 이루고 있는 EU와 향후 전략 및 구체 방안을 협의했다”면서 “(회담이) 양측 간 전략적 협력 관계를 지속·발전시켜 나가는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