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전대통령 서거> 한 중진들 `盧와의 인연’

한나라당 내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과거 `인연’을 맺었던 정치인들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해 정몽준 허태열 최고위원, 안상수 원내대표 등 현재 한나라당 지도부를 구성하고 있는 중진들이 바로 그들이다.

특히 이들은 지난 2002년 제16대 대통령으로 우뚝 서기까지 시련과 좌절 속에 서 풍운아의 삶을 살았던 노 전 대통령과는 경쟁과 대립이란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불법 대선자금 수사와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한나라당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했던 2004년 3월 당 대표를 맡은 박 전 대표는 노 전 대통령과 시종 갈등관계를 유지했다.

2005년 8월 국가보안법 폐지 등 개혁입법이 난항을 겪을 당시 노 전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부했고, 2007년 1월에는 대통령 4년 중임제로의 `원-포인트’ 개헌 언급에 대해서도 “참 나쁜 대통령”이라며 무산시킨 바 있다.

박 전 대표는 당 대표를 지내면서 노 전 대통령과의 대결 속에 5차례의 국회의원 재보선과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에 `40대0’이란 완승을 거두면서 `정치적 거목’으로 도약했다.

정몽준 최고위원은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민주당 노무현 후보과의 극적인 단일화를 이뤄내면서 협력관계를 유지했다가 투표일 전날 갑작스런 `지지 철회’ 선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하지만 정 최고위원의 `지지 철회’ 선언이 오히려 노 전 대통령의 당선을 굳히는 계기로 작용하는 주요 변수가 되기도 했다.

그는 24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깊은 애도를 표시하며 “노 전 대통령은 국민의 선택을 받아서 국가발전을 위해 노력한 국가원수였다”고 평가했다.

허 최고위원은 지난 2000년 16대 총선에서 `지역주의 타파’를 외치며 한나라당의 아성인 부산에 뛰어든 노 전 대통령을 누르고 당선된 뒤 지금은 당 중진 의원으로 발돋움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남다른 감회가 있고 그래서 고인의 명복을 누구보다도 가슴 속으로 빌고 있다”며 착잡한 소회를 털어놓았다.

안 원내대표는 1946년생으로 노 전 대통령과 동갑인 데다 사시 17회로 사법연수원 동기생이라는 인연을 갖고 있다.

그는 최고위 회의에서 1976년에 노 전 대통령 등과 함께 찍은 사진을 내보이며 “이 사진을 들여다보면서 깊은 감회에 젖었고 정치가 팍팍하지 않고 화해.평화의 길로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