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일본인의 끝없는 북관대첩비 사랑

다음달 1일 제자리를 찾아 북한 개성으로 옮겨지는 북관대첩비 곁을 떠나지 못하는 일본인이 있다.

20일 경복궁 경내에 보관된 북관대첩비 옆에는 일본인 오다 아키에(小田章惠.60.여)씨가 사흘째 아쉬운 눈빛으로 비석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오다씨는 북관대첩비가 야스쿠니 신사에 눕혀진 채 방치돼 있는 것을 안타까워 하며 세울 것을 요구했던 ‘나고야 조선연구회’ 대표 누키 마사유키씨의 제자이자 한일역사연구회 회원으로 대첩비가 곧 북한으로 이송된다는 소식을 듣고 17일 부리나케 한국에 왔다.

18일부터 사흘째 아침부터 해가 떨어질 때까지 비석 곁을 지키며 볼 날이 며칠 남지 않은 대첩비를 바라보는 일로 시간을 보낸 오다씨는 경복궁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을 비석 앞으로 불러 비석의 ‘슬픈’ 역사에 대해 설명해 주기도 했다.

누키 선생으로부터 임진왜란에 대해 배운 이후 줄곧 북관대첩비에 애착을 가져왔다는 그는 “대첩비를 보고 있노라면 침략의 역사가 떠오른다. 일본인의 한 사람으로서 도요토미 히데요시 대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오다씨는 일본이 한국에 사과하지 않는 이유가 올바른 역사 교육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고이즈미 총리조차 제대로 된 역사 교육을 받지 못해 무지할 수 밖에 없다. 그도 북관대첩비 앞에 서서 설명을 들었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북관대첩비가 북한으로 옮겨진 뒤에도 가족ㆍ지인과 함께 대첩비를 찾고 싶다는 그는 “그때도 고이즈미 총리를 데려가고 싶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한국의 젊은이를 아들 딸로 생각한다는 오다씨는 대첩비 앞에서 눈시울을 붉히다가도 “앞으로 한일간 민간교류에 노력하고 싶다”는 의지를 비출 땐 밝은 미소를 잊지 않았다.

북관대첩비는 임진왜란 당시 왜병을 격파한 것을 기념해 숙종이 1709년에 세운 비로 러일전쟁 때 일본군에 의해 일본으로 반출돼 야스쿠니 신사에 방치돼 있다 각계의 노력으로 100년만에 한국으로 귀환돼 현재 북송을 앞두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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