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의총서 대북정책 기조수정 논란

한나라당은 19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당의 전면적인 대북정책 기조수정 방침을 놓고 찬반 토론을 벌였다.

의총에선 대북지원 및 남북정상회담, 헌법 영토조항 수정 및 국가보안법 개폐 등 다양한 문제를 둘러싸고 전향적인 변화를 강조하는 입장에서부터 섣부른 변화에 대한 경계 내지 반대까지 양극단을 오가는 18명 의원들의 입장이 맞서며, 3시간 가량 열띤 논의가 진행됐다.

소장파인 남경필 의원은 “대북정책에 있어 지켜야 할 가치와 원칙을 빼놓곤 모든 것을 바꾸자”면서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는 논의도 개시될 필요가 있으며, 헌법 영토조항 수정도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 의원은 또 “국보법 전면개정 논의를 주도해야하며,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유연한 자세를 취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당 차원에서 대북 선언문 발표를 검토하고 대북 접촉창구를 설치해야하며, 국회 내 남북친선협회 창립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박 진 의원 역시 “상황 변화에 따라 `발상의 전환’을 통해 현실적인 대북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대북지원은 호혜적 상호공존이라는 정강정책을 바탕으로 입장을 정리해야 하며, 북한을 국가로서 인정하는 남북기본합의서의 국회 비준동의를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남북정상회담 추진에 대해서도 투명하고 공개적인 과정을 통해 추진된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한나라당이 남북관계에 있어 `발목잡는 정당’이 아닌 한반도 평화를 `이끌어가는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통일 기반조성을 위한 길을 앞장서 걸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오을 의원은 “국보법은 대체입법을 해야하며, (북핵문제는) 일본 수준의 평화적 핵이용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면서 “독일 통일도 사민당이 시작해 기민당이 한 것처럼,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시작한 것을 한나라당이 통일로 완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권경석 의원은 “남북정상회담을 오히려 먼저 요구해야 한다”고 했으며, 송영선 의원은 “한나라당이 이제는 개방개혁을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강경보수 성향의 김용갑 의원은 “대북정책의 변화는 지금은 아니다”면서 “정당이란 이념과 정체성이 있는 집단인데, 실질적으로 시간만 끄는 북한의 모습을 보고 대북정책을 변화한다면 당 간판을 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기춘 의원도 “북한은 변했다고 볼 수 없다. 핵폐기도 비핵화도 하지 않았는데 무슨 변화가 있단 것이냐”면서 “영토문제는 반드시 지켜야하며, 북한 부분 영토를 북한으로 인정한다면 통일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기조변화에 반대했다.

김정훈 의원은 “우리만 `낙동강 오리알’이 되는 것 아니냐 불안해서 전향적으로 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지만, 미국 전체가 북한문제에 대해 바뀐 것은 아니다”면서 “북한에 대해 한나라당이 너무 전향적으로 갈 필요는 없으며, 너무 다가가면 대선을 앞두고 다급해서 그렇다고 역이용당할 염려가 있다”며 신중론을 폈다.

공성진 의원도 “북한에 대한 정책이나 노선에 근본적 변화를 가할 단계가 아직은 아니다”고 했으며, 안택수 의원은 “당의 정강정책을 충실히 이행했다면 국민들의 인식이 달라졌을텐데, 이것이 생략돼 `수구꼴통’으로 인식되는 것”이라며 “맞춤형 대북정책으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방호 의원은 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대통령 선거의 표를 의식해 한나라당이 앞서가는 대북정책을 쏟아놓으면, 남북관계를 대선전에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그들의 노림수에 우리가 역으로 이용당할 것”이라며 “친북 좌파세력의 잔칫상에 우리 한나라당이 숟가락 들고 끼어들어서야 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의총에선 토론 공개를 주장하는 일부 의원들과 지도부의 의견이 엇갈려 잠시 소란을 빚어지기도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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