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선용 남북정상회담설’ 경계

한나라당은 9일 정부가 북핵문제 해법의 일환으로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일부 언론에 보도된 데 대해 “내년 대선을 염두에 둔 정치공작”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당 일각에서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김대중(金大中.DJ) 전 대통령,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 3자간의 ‘북풍(北風) 커넥션’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등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김학원(金學元) 의원은 이날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 원고에서 “항간에는 내년에 우리 정부가 김정일 위원장을 초청해 요란한 분위기를 조성한 후 연방제 합의와 함께 통일을 빙자한 헌정중단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들이 떠돌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회 정보위원인 공성진(孔星鎭) 의원은 당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우리 정치의 ‘상수’(常數)로 자리 잡은 노 대통령과 DJ, 김정일 위원장이 힘을 합칠 경우 내년 대선은 어느 때보다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DJ는 노 대통령에게 자신의 최대 성과인 ’햇볕정책’의 지속을 약속받는 대신 노 대통령에게 호남의 지지를 통해 열린우리당의 해체를 막아주고, 김정일 위원장은 ‘대북 퍼주기’를 약속받는 대신 내년 상반기 남북정상회담을 수용함으로써 현 정권에 ‘평화세력’이란 월계관을 씌어주는 시나리오가 있다”고 주장했다.

당 대선주자측의 한 핵심 관계자도 “내년 대선에서 가장 걱정되는 시나리오는 노 대통령과 DJ가 연대하고 거기에 북한이 개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경원(羅卿瑗) 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에서 남북 특사가 최근 비밀접촉을 갖고 정상회담 추진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청와대가 즉각 부인하고 나섰지만 시간과 장소 등이 상당히 구체적이어서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남북정상회담 합의사실이 전격 발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나 대변인은 이어 “이 시점의 남북정상회담은 북한 핵개발의 정당성을 선전하고 그 책임을 국제사회에 전가하는 도구로 악용될 뿐”이라며 “북핵문제가 선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것은 절대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윤태영(尹太瀛) 청와대 대변인은 “정상회담 문제는 대통령께서 판단할 문제로, 대통령 고유 판단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며 “현재 추진되고 있는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