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노대통령 `대북 양보발언’ 공세

한나라당은 10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김대중(金大中.DJ) 전 대통령의 내달 방북을 거론하면서 “북한에 많은 양보를 하려 한다”고 말한데 대해 “선거와 남북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정략적 발언”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국민적 합의나 동의가 없는 일방적 대북 퍼주기는 결코 북한의 개혁.개방 유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노 대통령에게 제도적, 물질적 양보가 무엇을 뜻하는지 분명하게 밝힐 것을 요구했다.

당 일각에서는 현 정부가 대북정책에 있어 미국과 잇단 엇박자를 내면서 한반도 장래에 우려스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제기했다.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대북문제에 대한 한나라당의 기조는 크게 투명성, 국민적 공감대와 합의, 한미공조 등 3가지 원칙에 바탕을 두고 있다”면서 “정부나 노 대통령이 이런 한나라당의 주장을 참고해 국민이 불안하지 않게 대북문제를 투명하게 진행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방호(李方鎬) 정책위의장은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한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노 대통령의 발언이 국민정서에 맞는지 여부는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남북정상회담을 구걸식으로 하려는 것은 남북관계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가 선뜻할 수 없는 일을 김 전 대통령이 길을 열어주면 슬그머니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노 대통령의 말은 대통령으로서 나라의 격을 떨어뜨리는 발언”이라면서 “남북문제는 남북간에 끼리끼리 해결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며 이런 점에서 이번 발언은 민족의 재앙을 가져올 수 있는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엄호성(嚴虎聲) 전략기획본부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DJ 방북목적이 남북정상회담에 있다는 것이 분명히 드러났다”면서 “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을 열어 평화통일헌법을 논의하고 1국 양수상 체제를 만든 뒤 내각제 개헌을 추진할 것”이라는 분석을 제시했다.

노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지방선거와 대선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여당에 불리한 선거판세를 뒤집기 위해 ‘북풍’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

이계진(李季振)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노 대통령의 발언은 남북문제를 순전히 지방선거용으로 이용하기 위한 의도적 발언이라는 것 이외에 달리 해석할 길이 없다”면서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1차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대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답방 약속이 먼저 지켜져야 한다”고 밝혔다.

전여옥(田麗玉)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선거를 코앞에 두고 집토끼, 산토끼 다 놓칠 것 같으니까 이번 기회에 자신이 확실한 좌파임을 보여줌으로써 골수 지지자들을 규합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용갑(金容甲) 의원은 보도자료에서 “북한문제에 있어 미국과 정반대로 가면서 어떻게 북핵을 해결하겠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노 대통령의 발언은 또 다시 ‘북한’이라는 카드를 들고 도박판을 벌이겠다는 발상으로, 대선전략의 연장선”이라고 주장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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