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국정원비판 “대북정보 까막눈신세”

한나라당 내에서 국가정보원의 대북정보 수집 능력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면서 ‘국정원 비판론’이 비등하고 있다.

이번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 과정에서 드러난 대북정보 부재, 초기 대응 및 상황대처 미비 등이 대북정보를 총괄하고 있는 국정원의 ‘총체적 무능’에서 비롯됐다는 시각이 당내에 팽패해 있다.

사건 발생 당시 정부가 방향을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한 것은 정확하고 구체적인 정보가 없었던 데다 상황을 현대아산에 의존해야만 했던 정부의 정보수집 체계의 허약성을 가감없이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홍준표 원내대표가 최근 “금강산 피격 사건에서 보여준 국정원은 뭐 하는 집단인지, 월급을 받고 뭐 하는 집단인지 알 길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린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국정원의 대북역량에 대한 우려는 20일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에서도 도마 위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서는 지난 10년간 대북정보수집 라인이 붕괴되면서 대북정보 부재 현상이 심화됐고 비선 라인마저 끊기는 등 ‘대북 공백사태’가 이어져왔다는 인식 공유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특히 한미동맹의 약화로 미국과의 정보교류가 예전만큼 빈번하지 않은 데다 무디어진 국내 안보환경 속에 국정원의 대북역량도 느슨해졌다는 분석이다.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난 10년간 북한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는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은 것 같다”면서 “금강산 사건에서 정보망에 잡히지 않은 것도 문제지만 진상파악이 안된 것은 더욱 큰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에서 긴급사태가 발생해서 미국과 중국, 일본이 다 들어가서 작업을 할 텐데 우리는 사소한 사건도 모르는데 어떻게 대응할 수 있겠느냐”면서 “우리는 현재 대북정보에서 ‘까막눈 신세’”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 군은 군대로, 정부는 정부기관대로 미군과의 협조를 포함해 정확하게 취합하는 시스템이 복원돼야 한다”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해결해야 할 근본문제”라고 강조했다.

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도대체 금강산 피격 사건을 전후로 정보기관의 노력이 무엇이었냐”며 “정보를 바탕으로 의도적인지 우발성인지 북한의 진의를 파악하고 대응책을 세워야 했음에도 그런 노력이 없어 갑갑하다”고 했다.

그는 현재 대북정부 수집능력과 관련, “정보라는 게 인간정보와 영상정보, 통신정보 등 3가지인데 가장 무너져있는 게 인간정보”라며 “국정원이 지난 10년간 인간정보 구축을 거의 방기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번주 예정된 국회 긴급 현안질의 등을 통해 국정원의 정보수집 기능 문제를 집중적으로 따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국정원의 정보수집 능력에 대해 정부측에서도 심각히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참석자는 “오늘 회의에서 정정길 대통령실장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체제 구축과 함께 국정원의 대북정보수집 라인 구축 필요성을 강하게 피력하면서 조만간 복원시키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실제로 국정원 주변에서도 “국정원의 대북정보 수집능력이 약화된 것이 사실”이라며 “정권이 바뀐 뒤 인적교체에 의한 것도 원인이겠지만 대북파트는 그동안 소외된 것이 사실이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결국 당정이 앞으로 한미동맹 강화를 통한 한미간 원활한 정보교류를 추진하고 정부 주도로 대북정보 수집에 직접 나서기로 결론을 내린 것은 이 같은 안보상황에 대한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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