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돌봐줄 가족 없이 거리에서 떠도는 아이들을 꽃제비라고 부른다. 북한 당국은 꽃제비들을 육아원과 애육원 등의 보육시설에 수용하려고 하지만 열악한 급식 환경과 통제 때문에 수용을 거부하는 아이들도 많다.
최근 양강도와 함경북도 등 북부 지방에서 꽃제비들이 혹한을 피해 함경남도 단천과 함흥 등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16일 전했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이날 통화에서 “겨울이 되자 함흥과 단천 시내에 꽃제비가 늘어났다”면서 “대부분 (양강도) 혜산이나 (함경북도) 청진에서 내려온 아이들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보안서에서 몰려든 꽃제비들 처리 때문에 애를 먹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양강도 등 북부지방과 함경남도는 최근 낮 평균 최고기온이 5도 정도 차이가 난다. 북한 당국은 보육원과 애육원 등에 수용하라고 지시하고 있지만 아이들이 수용을 거부하거나 실제 수용돼도 식량과 난방을 제대로 지원하기 어려운 사정이라고 한다.
혜산시에서는 오히려 꽃제비가 눈에 띄지 않고 있다. 집에 거주하며 꽃제비들과 어울리는 아이들은 ‘집이 없는 꽃제비들이 한겨울 추위를 피해 남쪽으로 이동했다가 날이 풀리면 돌아온다’고 말하고 있다.
소식통은 “올해 자금도 부족한데다가 국가 건설 사업에 물자를 총동원하면서 시설에서 꽃제비를 많이 데려가 돌봐줄 형편이 안 된다”면서 “국가에서 애육원을 새로 짓고 물자도 보내주고 있지만 그렇게 보장이 되는 곳은 몇 군데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타지역에서 온 꽃제비는 이주 지역에서 수용 자체가 안 된다. 타지역 출신 꽃제비는 원 거주지로 보내도록 돼있다. 결국 임시 수용시설을 마련해 수용해야 하지만, 이를 책임지고 나서는 기관이 없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단천시에서도 단천시장과 광천시장에 꽃제비들이 늘어 상인들이 물건 관리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모습이라고 한다.
소식통은 “몰려든 꽃제비 무리의 나이를 보면 성인이 된 10대 후반의 꽃제비들이 제법 많고 체계적으로 움직인다”면서 “보안서에서 애들을 데려다가 건설현장에 보내기도 하는데 대부분 도망쳐 버리거나 현장에서도 말썽을 피우는 일이 많아 관리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