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北 긴급지원해야”…정부 “객관적 증거 확보되면”

한나라당은 19일 북한 식량 사정의 심각성을 설명하며 정부의 즉각적인 대북 식량 지원 실시를 요청했지만, 정부 측에서는 사실 확인이 더 필요하다며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한나라당 남북관계특별위원회(위원장 정형근)는 이날 국회에서 김병국 청와대 안보수석과 홍양호 통일부 차관을 불러 당정협의를 갖고 대북식량 지원 문제 등 남북간 현안문제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남북관계 특위 간사를 맡고 있는 정문헌 의원은 협의가 끝난 후 브리핑을 통해 “당정 양측은 북핵이나 정치적 문제에 관계없이 인도적 차원의 대북지원을 추진하자는 데는 입장을 같이했다”면서도 “정부는 북한이 지원 요청을 해 올 경우 이를 검토해 직접적인 지원을 할 것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 차원에서는 현재의 상황을 북한의 식량 위기 상황”으로 규정하고 “분배의 투명성이 보장되는 차원에서 식량 긴급 지원을 요청했지만, 정부는 객관적 증거(fact finding)가 확보되고 전략적, 정책적 고려를 한 후에 시행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분배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방안으로 대북 지원 식량을 항구 여러 곳에 분산해서 지원하는 방식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날 협의에서 정형근 위원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새 정부 출범 후 남북관계는 지난 10년간의 잘잘못을 반성하고 한미협력 하에 글로벌 스탠더드에 입각해 민족번영과 미래지향적 관계, 통일을 위해 의연하게 잘 대처해왔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북미관계는 급진전하는데 남북관계는 답보상태에 있다”며 “우리가 미진한 것은 없고 개선할 것은 없는지 당 차원에서 점검하고 실질적 진전을 위해 현 단계에서 할 일이 무엇인지 의견을 교환해보고자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또한 “북한이 심각한 식량위기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며 “변하는 상황 속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할지 정부 차원의 상황 분석과 대처방안, 당의 연구를 상의해서 현안을 얘기해나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한반도 주변 정세가 복잡해진 것 같아 기존 방침대로 가야하는지, 좀 손질을 해야 하는지, 북한의 개방이 전제가 돼야 효과가 있을 텐데 상황 변화는 뭐가 있는 지 등 여러 문제에 대해 전문적으로 접근해야겠다는 생각에 특위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정 위원장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2008년 북한식량위기’라는 자료를 배포하고 “올 4월 옥수수와 쌀값이 지난해 같은 시기 대비 각각 500%, 300% 인상되면서 아사자들이 속출하고 있다”며 즉각적인 대북 쌀 지원 재개를 촉구했다.

정 의원은 이날 배포한 자료에서 “현재 북한 주민들은 아사 발생 초기 단계인 풀죽과 벼뿌리를 먹는 상황”이라며 “노동자들이 출근율이 저하했고, 가정이 해체되며 꽃제비가 증가했으며, 고아원 등 구금시설이 영양실조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 식량난 악화의 원인으로 ▲식량 생산량 감소 ▲외부 지원의 중단 ▲중국으로부터 식량 수입 감소 ▲국제식량가격 2~3배 급등 ▲내부 비축미 고갈 등을 꼽았다. 이외에도 북한 당국이 개인 농사를 금지하고 시장을 단속한 것도 식량 사정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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