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新대북정책’ 논란 계속

유연해진 한나라당의 새 대북정책을 둘러싼 내부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9월에 당론을 결정키로 한 가운데 당내 보수성향 인사들의 반발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

이달 초 당의 새 대북정책이 발표된 직후 “북한 핵을 용인하려는 것이냐”며 부정적 입장을 취했던 이회창 전 총재는 16일 강재섭 대표에게 보내는 공개질의서를 통해 비판을 재개했다.

이 전 총재는 질의서에서 “한반도 평화비전은 북에 대한 지원.협력을 대규모로 확대해 북의 개혁.개방을 촉진한다면서도 북핵폐기나 북의 개혁.개방과 연계시키지 않아 ‘주면 변한다’는 햇볕정책의 기조와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는 6자 회담의 2.13합의 취지와도 어긋나는 것이어서 국제공조를 외면한 내용이라고 봐야 한다”면서 “이러한 대북정책의 수정은 그동안 한나라당이 견지해온 대북정책의 기조를 완전히 바꾸는 것으로 한나라당의 정체성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한반도구상은 통일지향적이고 미래지향적이어야 하지만 그 실현수단인 대북정책은 매우 현실적이고 냉철하며 실용적이어야 한다”며 “정책수단인 대북정책에서 어설프게 미래지향적이고 전향적인 것을 강조하면 오히려 미래 목표 달성을 어렵게 만드는 위험한 정책수단이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새 대북정책에서 비핵화를 위한 연내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찬성한 것과 관련, 그는 “대선을 목전에 두고 남북정상회담이 열린다면 형식상 그 의제를 비핵화와 평화정착이라고 붙이든, 안 붙이든 정권과 여권에 의해 대선을 겨냥한 정치적 쇼로 악용될 것이 너무나 명백하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전직 관료와 군장성, 대학총장 등 원로인사 300여 명으로 구성된 당 국책자문위원회 소속 이원창 전 의원 등도 이날 여의도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의 새 대북정책은 지난해 10월 북한 핵실험을 국제 평화와 안전에 중대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외교.경제적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규정한 유엔안보리 결의안에 저촉됨을 유의해야 한다”며 정책의 수정.보완을 강력히 주문했다.

이들은 또 “당면과제는 북핵 불용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면서 ▲임기말 정상회담 개최 반대 ▲북한 핵 폐기 전까지 현금지원 중단 ▲시장경제 원리에 따른 남북경협 ▲북한 언론의 국내 개방 반대 등의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포용 기조를 담은 정책의 골간을 크게 바꾸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앞으로도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당 중앙위원회 평화통일분과위가 이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개최한 북한 인권 세미나에서는 비록 새 대북정책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없었지만 현 정권의 대북 포용정책을 비난하고 북한의 인권 상황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개입을 주문하는 강경한 의견들이 잇따랐다.

탈북자 출신인 조선일보 강철환 기자는 발제를 통해 “지난 8년간 한국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으로 북한 인민의 인권과 자유는 더 악화됐고 식량사정은 예전과 다를 바 없다”면서 “8조원 이상의 국민 세금과 지원 물자가 북에 들어갔지만 돌아온 것은 미사일과 핵실험뿐”이라고 비판했다.

이강두 중앙위의장은 인사말에서 “김대중 정부 이후 북한과의 관계개선과 남북한 화해 협력을 바탕으로 한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정부에 북한 정권이 부담스러워하는 인권 문제를 묵인하거나 소극적으로 대처했다”고 지적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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