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호주 `포괄적 협력관계’ 구체화

이명박 대통령과 케빈 러드 호주 총리의 5일 정상회담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중요 우방인 양국이 포괄적 협력관계를 구체화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특히 기존의 경제.통상 협력 증진은 군사.안보, 문화, 범글로벌 이슈 등 전방위 분야에서 양국 관계를 한단계 격상시켰다는 게 청와대의 자평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가장 큰 성과는 무엇보다 한-호주 FTA(자유무역협정) 협상 개시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최근 5년간 상호 교역규모가 2배로 증가하는 등 최근 들어 경제교류가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 양국이 이날 FTA 협상 개시를 선언함에 따라 향후 실질적 협력관계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양국 민간 공동연구 결과 FTA 체결로 인한 국내총생산(GDP) 증대 효과는 오는 2020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296억달러, 호주는 227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호주의 경우 우리나라의 최대 광물수입 대상국이자 제6위 LNG(액화천연가스) 수입대상국인 동시에 자동차, 기계류의 주요 수출대상국이어서 양국간 FTA가 체결될 경우 상호 보완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이번 회담에서 G20 정상회의 참가국인 양국이 최근 일부 국가에서 보이고 있는 보호무역주의 경향에 대해 공동 대응키로 하는 동시에 우리나라의 금융안정포럼(FSF) 참여에 협력키로 한 것도 적지 않은 성과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과 러드 총리가 이날 회담에서 채택에 합의한 `범세계 및 안보협력 강화에 관한 공동성명’은 범세계 이슈 및 안보 분야의 공조를 위한 제도적 틀을 구축함으로써 양국간 협력의 지평을 넓힌 것으로 평가된다.

이 가운데 `군축 및 대량파괴무기와 그 운반수단의 비확산에 관한 협력’은 사실상 미국이 주도하는 확산방지구상(PSI)과 유사한 개념인데다 호주가 PSI 참가국이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앞서 이상희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1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최근 북한 미사일 움직임과 관련,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과 핵을 개발하는 상황에서 군사적으로 PSI에 대한 참여를 재검토할 시점이 됐다”고 말한 바 있다.

아울러 두 정상은 양국 수교 50주년이 되는 오는 2011년을 `한-호주 우정의 해’로 선포해 문화, 학술, 인적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했으며, 탄소저감분야 협력 확대와 기후변화 대응 공동연구 등 우리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저탄소 녹색성장’과 관련한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밖에 양국 정상이 끈끈한 우의와 신뢰를 재확인했다는 점도 이번 회담의 중요 포인트다.

두 정상은 지난해 8월 러드 총리의 방한을 계기로 정상회담을 가진 것을 비롯해 수차례 전화통화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했으며, 지난달 10일에는 이 대통령이 호주 빅토리아주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과 관련해 러드 총리에게 위로 전문을 보내는 등 우의를 다져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이 대통령의 호주 방문은 양국이 아태지역 공동번영과 발전을 위해 이른바 `중견국 리더십’을 발휘하고 미래지향적 관계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전기가 됐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