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총리,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 면담

한명숙(韓明淑) 총리가 한 때 `은둔의 지도자’ 로 알려졌던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와 `일대일’로 대면한다.

한 총리는 오는 20일 UAE(아랍에미리트)에 이어 두번째 순방국인 리비아를 방문, 카다피 원수를 예방키로 한 것.

한국 정부 고위 관계자가 카다피 원수와 면담하는 것은 지난 1996년 동아건설의 대수로 공사 수주와 관련, 김영삼(金泳三) 당시 대통령 특사자격으로 현지를 방문했던 추경석(秋敬錫) 건교부 장관과 지난해 1월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에 이어 세번째이다.

카다피 원수는 거처를 수시로 옮기는 등 미국과 영국 등 서방국가들과의 관계가 개선되기 이전부터 시작된 은둔 생활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어 정확한 거처가 베일에 가려져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2003년 12월 미국이 요구하던 대량살상무기(WMD) 완전 포기를 선언,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리비아와 미국간 관계는 올해 5월 전면적으로 정상화됐으며 이후 해외투자 유치작업 등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리비아는 한국과는 80년 12월, 북한과는 94년 1월에 각각 수교했다.

한 총리의 카다피 원수 예방이 관심을 모으는 것도 미국과의 관계에 있어 일대 변혁을 겪은 리비아의 `역사적 경험’과 무관치 않다.

이와 관련,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따른 리비아 변화상에 대한 설명을 통해 대북 문제 해결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어떠한 정책적 조언을 얻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그는 지난해 반 장관과의 면담에서 핵개발 계획을 포기하고 이를 입증하기 위한 사찰에 응하는 대가로 미국을 포함한 서방 진영으로부터 체제 보장 및 경제원조를 얻어낸 `리비아식 해법’을 북핵 문제의 해결방식으로 제시한 바 있다.

또한 한 총리의 이번 리비아 방문은 미국의 대(對) 리비아 제재 해제 이후 각국 업체간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리비아 대수로공사 후속 사업에 대한 교두보 확보 및 `오일달러’를 기반으로 한 석유 관련 추가 인프라 투자에 관한 국내 업체들의 참여 발판 마련 등 에너지.플랜트.건설 부문의 `세일즈 외교’가 탄력을 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반 장관에 이어 이번 한 총리의 경우에도 철통보안 속에 구체적인 면담 시간과 장소가 직전에서야 통보되는 `007 작전’이 구사될 것으로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