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총련 간부집 ‘황장엽 테러’ 메모 발견

▲2006년 말 황장엽 전 북한노동당 비서에게 배달된 소포에 들어 있던 황씨 사진과 손도끼 / 자유북한방송 제공

한총련 간부 출신 집에서 황장엽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테러 위협을 모의한 정황이 담긴 메모가 발견돼 그 배후가 밝혀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선일보는 27일 “공안당국이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 수사 과정에서 운동권 인사들이 2004년 황 씨에 대한 테러 위협을 모의한 정황이 담긴 메모를 확보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국정원과 서울지방경찰청이 지난해 4월 좌파단체 간부인 S씨(女) 집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이 메모에는 ‘황(황장엽) 활동을 정지하도록 해야 한다’‘처단과 응징’ ‘(협박은)북과 직접 연관성이 없도록 (해야 한다)’ ‘협박장 명의는 유령으로 한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밝혔다.

그동안 황 위원장에 대한 테러 위협은 수차례 있었다. 이 같은 테러행위는 주로 황 위원장이 북한 김정일 체제와 관련해 비판적 발언을 하거나 구체적인 외부 활동에 나선 전후에 이뤄졌다.

지난 2004년 3월엔 당시 황 위원장이 회장으로 있던 탈북자동지회 사무실에 ‘죽여버리겠다’는 메모와 함께 영정사진 크기의 황 위원장 사진에 30cm 길이의 식칼을 꽂아놓은 소포가 배달됐다. 황 위원장의 일본 방문 발표 직후의 일이다.

2006년 6월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과 황 위원장을 응징하겠다는 내용의 협박편지가, 12월에는 ‘황장엽은 쓰레기 같은 그 입을 다물라’‘남은 것은 죽음뿐’이라는 내용이 담긴 경고문과 함께 붉은색 페인트로 얼룩진 황 위원장 사진과 손도끼가 배달되기도 했다. 당시 황 위원장은 국회인권포럼 초청강연을 비롯해 활발한 강연활동을 진행 중이었다.

그때마다 공안당국이 수사에 나섰으나 구체적인 단서를 찾지 못해 더 이상의 수사 진전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현재도 공안당국은 작년에 확보한 메모 이외에 황 위원장에 대한 테러 위협을 입증할 구체적인 단서를 아직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1일 경찰에 구속된 S씨 역시 해당 ‘메모’에 대해서는 계속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어 추가 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이번에 구속된 S씨는, 한총련 간부 출신으로 1996년 연세대 한총련 사태의 배후 인물로 지목돼 지명수배 됐다가 작년에 붙잡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이 모 씨와 부부 사이로 알려졌다.

S씨는 작년 대선 직전 이회창 후보 관련 사이트에 “대선 후보를 사퇴하지 않으면 가슴에 칼이 꽂히거나 머리에 총알구멍이 날 수 있음을 명심하라”는 협박성 글을 올린 혐의로 체포됐다.

이와 관련 북한민주화네트워크(대표 한기홍)은 논평을 통해 “황 위원장에 대한 테러 협박 사건은 세 차례나 있었지만, 단서를 찾지 못했다는 이유로 모두 미궁에 빠져있다”며 “이번에 발견된 메모는 그 동안 황 위원장에 대한 테러 위협과 관련된 실마리를 풀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단서”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안당국이 테러협박에 대해 법과 원칙을 가지고 철저한 조사를 진행했다면 반복적으로 테러 위협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황 테러 위협 사건에 대한 공안당국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며 반드시 배후세력을 밝혀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한 북민넷은 “김정일 정권과 추종세력들에 의한 테러협박은 황 위원장뿐만 아니라 북민넷, 자유북한방송 등 북한인권 단체에도 몇 차례 있었다”면서 “이는 북한인권 운동에 대한 두려움의 표시이며, 독재체제에 대한 반증”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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