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총련이여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라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한총련 의장이라는 자리는 적어도 한총련 회원들에게는 대단한 명예였고 존경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2008년 지금 한총련 출범(1993)후 처음으로 한총련 의장의 자리를 원하는 대의원이 없어 의장 선출이 무산 됐다.

한총련은 출범 이후 지난 15년 동안 서서히 몰락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한때 230개 가입 대학의 10만 회원에 달했던 한총련이 현재는 40여개 대학의 천명의 회원도 채 안 되는 상황에 놓이고 말았다. 이런 와중에 한총련 의장을 원하는 후보가 없다고 한다. 이제 스스로 한총련 간판을 내릴 일만 남아있음을 반증해 주고 있는 셈이다.

한총련은 친북(親北)단체이고 이적단체이다. 지난 2007년 한 해 동안 한총련은 북한의 김정일, 선군정치를 찬양하는 10여건의 성명을 내놓았다. 2008년 3월 5일에는 ‘북 인권 문제 운운하는 이명박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한총련은 이 성명에서 북한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이명박 정부를 향하여 ‘미국의 인권공세에 장단을 맞추며 놀아나고 있다. 기본적인 민족에 대한 입장도 없이 사대에 찌든 사대매국노들의 행각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지난 2006년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험을 두고 ‘북한의 미사일은 조국 통일을 앞당긴다’는 성명을 통해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미국 때문이 아닌 북한의 선군 정치 때문이다. 이것은 바보가 아닌 이상 시민들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라고 주장했다.

이 두 개의 성명만 보더라도 한총련의 대북인식이 얼마나 편향되고 그릇되어 있는지 알 수 있다. 인권 문제는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인류 보편적 가치로써 어느 사회에나 적용되어야 하는 것이 자명한 사실인데 북한의 인권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사대매국노라고 주장하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하기 그지없다. 이렇게 인권의 개념조차 모르는 한총련이 이 시대의 진보이고 자신들 스스로가 ‘청년영웅’이라는 모토를 내걸 자격이 되는지 진지하게 묻고 싶다.

진보 정당임을 자처하던 민주노동당이 두 개로 갈라졌다. 그 맥락의 요는 종북주의(從北主義)였다. 종복주의를 버리지 않은 이상 대중 정당으로서 거듭나기 힘들다는 평등파(PD)와 그럴 수 없다는 자주파(NL)와의 싸움에서 그 어떠한 승자도 없이 국민들의 기억 속에서 점차 사라져 가고 있다. 그리고 이제 더 이상 이들의 목소리에 국민들이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말도 안 되는 허무맹랑한 이들의 쇼가 지겨워진 것이다.

한총련 또한 민주노동당과 별반 다르지 않다. 90년대 후반 전북지역 대학을 시작으로 전국의 대학들이 경쟁적으로 한총련 탈퇴를 선언했던 주요한 이유는 더 이상 한총련이 추구하는 이념과 내용이 시대사명에 맞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한총련에서 주장하는 것들이 진보이고 정당한 논리라고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대학생들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 북한에 대한 정보 접근이 한계가 있었던 지난 80년대와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정보의 바다 속에 살아가고 있는 대학생들은 북한의 심각한 경제난과 인권탄압의 현실을 시시각각 접할 수 있다. 현실과 진리 앞에 그 어떠한 거짓과 위장의 말로 순수한 대학생을 설득하려고 해도 결코 통할 수가 없다. 결국 전국 대학생들의 대표 역할을 자처했던 그들이 대학생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는 꼴이 되고만 것이다.

출범 후 15년 만에 한총련 의장을 하고 싶다는 후보가 없다고 한다. 수배생활과 감옥생활을 감수하면서까지 자신들이 믿고 있는 시대적 사명을 다하기 위해 앞으로 나설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자신의 진로와 미래를 포기하면서까지 사회 그 어디로부터도 대접 받지 못하는 한총련 의장의 자리를 선뜻 하겠다고 나설 사람이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제 한총련이 해야 할 일은 딱 하나 남아있다. 진리를 거짓과 위선으로 가리려 했던 지난 15년간의 과오를 반성하고 과감히 한총련 간판을 내리는 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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